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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직 소방관, 가족과 캠핑가려 했는데…

순직 소방관, 가족과 캠핑가려 했는데…

입력 2011-12-03 00:00
업데이트 2011-12-03 1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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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직한 날 캠핑용 테이블 배달돼..동료 소방관 울음

3일 오전 경기도 평택 가구전시장 화재현장에서 진화작업 중 순직한 소방관 앞으로 캠핑용 테이블이 배달돼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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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오전 진화작업을 벌이던 소방관 2명이 순직한 경기도 평택시 서정동의 가구전시장 화재 현장. 이날 화재로 송탄소방서 119구조대 소속 이재만(40) 소방장과 한상윤(32) 소방교가 순직했다.  연합뉴스
3일 오전 진화작업을 벌이던 소방관 2명이 순직한 경기도 평택시 서정동의 가구전시장 화재 현장. 이날 화재로 송탄소방서 119구조대 소속 이재만(40) 소방장과 한상윤(32) 소방교가 순직했다.
연합뉴스


순직한 송탄소방서 119구조대 소속 두 소방관은 화재 등 각종 사고현장에 가장 먼저 도착해 진화 및 인명구조 작업을 하는 경력 7~15년의 ‘베테랑’ 구조대원이었다.

◇언제나 가정적이었던 ‘쌍둥이 아빠’ = 한상윤(32) 소방교가 현장에 출동해 화재 진압 중 숨진 뒤 3시간여 지난 정오께 한 소방교 앞으로 캠핑용 테이블이 배달됐다.

한 소방교의 유품을 챙기던 같은 소방서 직원들은 택배회사에서 배달된 캠핑용 테이블을 접하고 참았던 울음을 터뜨렸다.

하루 24시간 격일제 근무로 가족과 소홀히 할 수 밖에 없었던 한 소방교가 최근 애들과 휴무일에 캠핑을 가겠다고 자랑스럽게 한 말이 생각났기 때문이다.

최창만 송탄소방서 119구조대장은 그를 ‘끔찍이도 가정적이었던 사람’으로 기억했다.

”두 아들을 데리고 캠핑가기로 했다면서 새로 산 텐트를 자랑했던 게 엊그제같은데. 24시간 교대근무라 시간만 나면 가족들이랑 시간을 보내려고 했던 것 같아요.”

한 소방교는 쌍둥이 자녀와 아내 뱃속에 5개월된 아이가 있다.

갈색 패딩 점퍼와 청바지를 입은 4살 쌍둥이 2명은 평택 중앙장례식장에 마련된 빈소에서 조문객들을 맞았다.

”쌍둥이들과 막내는 어떡하라고 바보야”라며 울부짖고 통곡하는 엄마를 뒤로한채 아빠의 순직 사실을 아는지 모르는지 쌍둥이들은 조문객을 맞으며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한 소방교는 1년간 인근 지산초등학교 화재반 교육을 담당해 지난 9월에는 송탄소방서장으로 부터 화재예방홍보업무 유공자로 표창을 받기도 했다.

◇아버지의 뜻 이은 ‘형제 소방관’ = 함께 순직한 이재만(40) 소방장은 최근까지만 해도 경기도 소방학교 화재현장팀 전임교관으로 근무, 신임 119대원의 교육을 맡아온 화재진압 베테랑이다.

이 소방장은 성급하게 진화를 하는 소방대원들에게 침착성을 알려주는 등 후배직원들을 남달리 챙겼다.

이 때문에 일각에선 그가 불 속에서 대원들을 먼저 대피시키느라 시기를 놓쳐 숨졌을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이 소방장은 11살(초교4년)과 9살(초교2년)의 두 아들을 둔 가장으로 하나뿐인 형 재광씨도 화성소방서 소속 소방관으로 알려져 주위를 더욱 안타깝게 하고 있다.

이 소방장의 아버지 이달희 목사는 둘째 아들의 빈소에서 힙겹게 입을 뗐다.

이 목사는 “’아비는 남의 영혼을 구할테니 너희는 생명을 구하는 사람이 되라’고 두 아들에게 항상 강조했어요. 소방관이 되어 국가에 바쳤다고 생각하며 보고싶어도 참고 살았는데 이렇게 하늘로 떠나다니...”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사실 오전에도 목욕탕 가려다가 화재 현장이 보이길래 멈춰서 1시간을 보고있었어요. 아들을 불러내 얼굴이라도 보고싶었지만 일하는 중이라 참았는데...”

어린 자식들에게는 차마 소식을 전하지 못한 이 소방장의 아내는 빈소에는 들어가지 못한 채 장례식장 밖에서 연방 눈물을 쏟았다.

송탄소방서 홍보담당 안다우(예방팀 근무)씨는 “훌륭한 동료 2명을 한꺼번에 잃었다”며 “유족들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재만 소방장과 한상윤 소방교에 대한 영결식은 오는 5일 오전 10시 송탄소방서 1층에서 소방서장으로 엄수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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