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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것을 보여줬다’…대전경찰 비위로 ‘얼룩’

’모든 것을 보여줬다’…대전경찰 비위로 ‘얼룩’

입력 2011-12-21 00:00
업데이트 2011-12-21 1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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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친살해에서 청장 도청, 금품수수, 음주운전까지‥’

올 한해 대전경찰은 ‘종합 세트’라는 말이 나돌 정도로 각종 비위로 얼룩졌다.

21일 경찰에 따르면 새해 벽두인 1월부터 수사간부가 보험금을 타내려고 어머니를 폭행해 숨지게 하는 사건으로 지역사회를 경악시켰다.

경찰대 출신의 수사간부였던 이모씨는 지난 1월21일 오후 11시27분께 서구 탄방동 어머니(68)의 집에서 미리 수면제를 먹고 잠들어 있던 어머니에게 5~7차례 볼링공을 떨어뜨리는 수법으로 폭행해 이튿날 오전 4시께 흉복부 및 요배부 손상으로 인한 저혈량성 쇼크로 숨지게 했다.

이씨는 1심과 항소심에서 징역 3년을 선고받고 현재 복역중이다.

4월에는 둔산경찰서 모 지구대장이 직원으로부터 수십만원 상당의 돈과 양주 등을 받은 혐의로 징계위원회에 회부돼 다른 지방청으로 전보조치됐다.

경찰은 이 지구대장이 전 근무처 부하 직원으로부터 “근무평정 때 잘 봐달라고 돈을 줬다”는 고발이 접수됨에 따라 조사를 벌였었다.

지난 2월에는 대전의 한 경찰이 가출한 10대 딸을 찾는데 친구로 지내던 폭력조직원을 동원해 논란이 일기도 했다.

또 지방청 소속 직원의 음주운전이 잇따라 적발되면서 파면되거나 계급이 강등되는 등 중징계 되기도 했다.

최근에는 정년을 앞둔 치안센터장이 근무시간에 술에 취해 하굣길 초등학생 3명을 치안센터에 수시간 몰아넣고 귀가시키지 않아 직위해제 조치됐다.

급기야 여기에 정점을 찍듯 청장의 컴퓨터를 해킹해 도청한 지방청 간부가 검거되는 사상 초유의 사건마저 벌어졌다.

경찰대 출신인 B 계장은 지난달 28일 취임한 이상원 청장의 컴퓨터에 도청을 비롯해 외부에서 작업내용을 원격 확인할 수 있는 프로그램과 휴대용마이크를 지난 14일 설치한 뒤 이 청장의 대화를 녹음한 혐의를 받고 있다.

B 계장은 “청장의 의중을 미리 파악해 좋은 점수를 받아 승진인사에 이용하려고 해킹프로그램을 설치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대전경찰이 올해 각종 비위로 얼룩지자 일선 직원들 사이에서는 “정말 있을 수 있는 모든 비위를 보여준 것”이라며 자조 섞인 말이 나오고 있다.

한 직원은 “한마디로 참담하다. 고개를 못 들고 다니겠다”며 “일선 직원을 이끌어야 할 간부들 사이에서 불미스러운 일이 많았다는 사실은 많은 메시지를 던져준다. 수사권 독립 문제로 어려운 상황에서 왜 끊임없이 자체 사고가 나는지 도대체 모르겠다”고 한탄했다.

이와 관련 대전경찰청의 한 관계자는 “분위기 쇄신과 내부 결속을 다지는 차원에서 근무 기강을 바로 잡겠다”고 강조했다.

대전경찰은 지난 2월17일 잇단 자체사고로 인해 경찰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생긴 것을 바로잡는다며 ‘뉴스타트’ 워크숍까지 개최했지만 그야말로 구호에 그치고 말았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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