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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가 ‘폭행’ 알고도 모른척 했다”

“학교가 ‘폭행’ 알고도 모른척 했다”

입력 2011-12-30 00:00
업데이트 2011-12-30 1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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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살 학생 아버지, 학교측 함구령 주장경찰 학교폭력전담반 수사 확대

“헤드락 걸고 돈 뺏고 담배 앵벌이 시키고 애들을 괴롭혔대요.”

29일 광주의 한 아파트 계단에서 목매 자살한 A(14)군의 자살 사유가 동급생에 의한 학교폭력 때문이라는 의혹이 제기됐다.

A군의 아버지(45)는 30일 연합뉴스 기자와 만나 “친구들이 영안실에 찾아와 다른 반 B(14)군이 아들을 괴롭혔다고 말했다”며 “아들도 많이 당했고 다른 애들도 엄청 당했다고 들었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학교 측도 B군이 다른 학생들을 못살게 구는 것을 알고도 징계없이 흐지부지 넘어갔다”고 주장했다.

A군의 아버지는 아들이 성적표 발송 하루 뒤인 27일 전화를 걸어 “아빠 성적이 잘 안 나올 것 같은데 앞으로 열심히 할게요. 맛있는 것 사주세요”라고 말했다며 성적비관 가능성을 일축했다.

A군은 이날 가족과 삼겹살 외식을 한 후 학원에 다녀와 거실에서 셔플댄스를 추는 등 밝고 호탕한 모습을 보였다고 아버지는 전했다.

학교 측이 학교폭력 사실을 감추려 성적비관으로 몰아갔다는 것이 아버지의 주장이다.

학생들이 영안실에 와있던 학교장과 교사들 20여 명을 보고 눈치를 보기에 정중히 “나가달라” 요청했다고 당시의 분위기를 설명했다.

그는 “교사들이 양해하고 나가는데 일부 선생님이 머뭇머뭇 하기에 학교장을 바라보니 손짓으로 자리에 앉으라는 시늉을 하더라”며 학교 측에 불리한 얘기가 나오지 않도록 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A군의 친구들은 교사들이 자리를 떠나자 하나 둘 얘기를 털어놓기 시작했다. 28일에는 A군이 화장실에서 소변을 보는데 B군이 들어와 자신이 볼일 다 볼 때까지 나가면 죽여버릴 것이라고 말한 것을 들었다고 전했다.

전날 담임교사와의 상담에 대해선 “아들이 다른 친구한테 담배를 얻어오라고 했다는데 B군이 시켰을 가능성이 있다”며 “애는 그게 아니라고 하는데 선생님은 왜 심부름시켰느냐며 다그치고 무릎을 꿇리는 등 스트레스를 줬다”고 주장했다.

A군의 아버지는 평상시에도 선생님이 예뻐한다며 머리를 잡고 빙빙 돌리고는 해서 아들이 억울함을 호소한 적이 있지만, 그저 예뻐서 그런 거니 참으라고 했다고 토로했다.

그는 아들이 동급생의 괴롭힘으로 인한 스트레스가 큰 데다가 교사가 무리하게 다그치며 억울함을 제대로 들어주지 않아 자살을 선택한 것으로 보고 있다.

그는 “심하게 때린 것만이 폭력이 아니다”며 “상습적으로 담배를 요구하고 죽여버린다고 협박하는 등 심한 스트레스를 줘 죽음에까지 이르게 한 것 역시 심각한 폭력”이라고 덧붙였다.

현재까지 나온 경찰 조사 결과에 대해 A군의 아버지는 “진정성이 있는지 모르겠다”며 경찰의 정확한 수사를 촉구했다.

경찰은 이날 오전 전담수사팀을 꾸려 학교폭력이 있었는지 등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경찰의 한 관계자는 “전담수사팀 형사 40여명이 A군 친구들을 방문 조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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