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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주의자’ 김근태 영면

’민주주의자’ 김근태 영면

입력 2012-01-03 00:00
업데이트 2012-01-03 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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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도 속 영결식 열려…마석 모란공원에 안장

“동지는 간데없고 깃발만 나부껴……”

김근태 민주통합당 상임고문을 떠나보내기 위해 3일 오전 7시 서울대 장례식장에 모인 지인들은 유족들의 마지막 조문을 바라보며 낮은 목소리로 ‘임을 위한 행진곡’을 불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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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故) 김근태 민주통합당 상임고문의 장례미사거 3일 오전 서울 명동성당에서 열리고 있다. 연합뉴스
고(故) 김근태 민주통합당 상임고문의 장례미사거 3일 오전 서울 명동성당에서 열리고 있다.
연합뉴스
김 고문과 민주화 운동에 뜻을 함께했던 일부 50~60대 참석자들은 동지를 떠나보내는 마음에 흐르는 눈물을 조용히 훔쳤다. 나머지 참석자들도 조용히 묵념을 올리며 고인을 추도했다.

발인예식이 끝나고 영정사진이 빈소를 나서자 참석자들은 ‘마른 잎 다시 살아나’를 부르며 뒤를 따랐다. 이어 엄숙한 분위기에서 공동장례위원장인 함세웅 신부가 출관예절을 했다.

김 고문의 관은 검은색 리무진에 실려 명동성당으로 향했다. 유족과 지인들은 정면에 ‘근조 민주주의자 김근태’라고 적힌 장례버스를 탔다.

버스 옆에는 ‘참여하는 사람만이 권력을 바꿀 수 있고 세상의 방향을 정할 것이다’라는 김 고문이 지난 10월 블로그에 올린 글귀가 적혀 있었다.

운구행렬이 명동성당에 도착하기 전 김 고문을 실은 차량은 종로5가 한국기독교회관 앞에서 잠시 정차했다. 한국기독교회관은 1970~1980년대 ‘민주화 운동의 성지’로 불렸던 유서 깊은 곳이다.

이 앞길에서 장례위원들은 희생을 몸으로 보인 고인을 기리는 기도를 10분간 올렸다.

운구행렬은 오전 8시30분께 명동성당에 도착했고 이어 함세웅 신부의 집전으로 엄숙한 분위기 속에서 영결미사가 시작했다.

영결미사가 진행된 명동성당 본당과 앞마당에는 김 고문의 마지막 가는 길을 함께 하기 위해 찾아온 추모 인파 1천여명이 몰렸다.

함 신부는 “김근태 형제는 불치의 병마와 투쟁하면서도 블로그에서 ‘2012년에 두 번의 기회가 있다’며 참여하라고 당부했다. 이제 99%의 참여로 평화, 민주의 새 시대를 열겠다는 약속을 하며 이 미사를 봉헌한다”고 밝혔다.

추모미사의 마지막 순서에는 고인이 가장 애창하던 해바라기의 ‘사랑으로’를 다 같이 불렀다. 눈을 지그시 감고 노래하던 참석자들마다 북받쳐 오르는 감정을 이기지 못하고 눈에 눈물이 괴었다.

김 고문과 민주화운동청년연합(민청련) 활동을 함께했다는 이원영(51)씨는 “근태 형님은 자유롭게 토론하는 걸 좋아하고 남의 말을 늘 경청했다. 노래를 시키면 유일하게 부르는 곡이 ‘사랑으로’였는데 아까 이 노래를 다시 부르니 예전 생각이 나서 나도 모르게 눈물이 났다”고 말했다.

추모미사 후에는 같은 자리에서 장영달 장례위 집행위원장의 사회로 영결식이 이어졌다.

영결식 후 운구행렬은 청계천 전태일다리로 이동해 전태일 동상 앞에서 노제를 지낸뒤 고인이 생전 활동하던 민주통합당 도봉구 지역위원회 사무실을 거쳐 장지로 향한다.

’민주주의자’ 김 고문은 자신이 존경하던 문익환 목사와 친구 조영래 변호사, 노동자 전태일이 잠든 마석 모란공원에서 함께 영면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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