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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교수 “대중이 겪은 사법부, 영화속 모습에 공감”

조국 교수 “대중이 겪은 사법부, 영화속 모습에 공감”

입력 2012-02-07 00:00
업데이트 2012-02-07 0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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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법부 ‘국민과의 소통’ 토론회… 참석자들 쓴소리

서울중앙지법이 6일 마련한 ‘소통 2012 국민 속으로’의 행사는 어수선했다. 영화 ‘도가니’, ‘부러진 화살’의 반향에서 나타났듯 사법부가 국민과 소통하는 길이 순탄치 않음을 확인하는 자리였다. 사법부에 대한 불신은 컸고 비판은 거셌다. 참석자들은 모처럼의 행사인 탓에 저마다 하고픈 속내를 거침없이 쏟아냈다. 진행을 받은 성낙송 판사가 “객석 토론 기회가 있으니 발언을 참아달라.”고 연신 부탁했을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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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소통 2012 국민속으로’ 토론회에 참석한 한 남성이 의료사고로 사망한 아들의 영정사진을 들고 재판결과에 대해 억울함을 호소하다 법정 경위들에 의해 끌려나가고 있다.  이종원 선임기자 jongwon@seoul.co.kr
6일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소통 2012 국민속으로’ 토론회에 참석한 한 남성이 의료사고로 사망한 아들의 영정사진을 들고 재판결과에 대해 억울함을 호소하다 법정 경위들에 의해 끌려나가고 있다.
이종원 선임기자 jongwon@seoul.co.kr


심지어 숨진 아들과 관련한 재판결과에 불만이 있다는 50대 남성은 행사 시작부터 단상 맞은 편에 영정사진을 들고 앉아 있다가 법정 경위들에게 밖으로 끌려나기도 했다. 또 판사가 이야기할 때마다 일부 시민들은 “딴소리하지 말고 판사들의 잘못에 대해 말하라.”, “우리가 너무 분노해서 그렇다.”고 소리쳤다.

행사 마지막 순서인 ‘시민과의 대화’ 시간에는 법원 측이 사전질문서를 제출한 사람에게만 질문 기회를 주겠다고 하자, 법원의 일방적인 진행에 불만을 품은 시민들이 “무작위로 말하게 해달라.”, “누구를 위해 토론회를 하는 거냐.”며 항의하는 소동도 벌였다.

패널로 참석한 조국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영화 ‘부러진 화살’ 사태를 거론하면서 “영화는 기본적으로 허구지만 대중들은 영화에서 자신이 경험한 사법부의 모습을 찾고 그에 공감하는 것”이라면서 “국민들이 ‘유전무죄, 무전유죄’라고 울부짖는 것을 사회적 불만이라고 치부할 것이 아니라 그들의 말에 귀 기울여 판결에 반영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살인사건 피해자를 다룬 영화 ‘오늘’의 이정향 감독은 재판에서 피해자 보호 강화를 주문했다. 이 감독은 “판결과 진실이 다르고, 법의 논리가 아니라 판사 개인의 논리로 판결하는 등 법원은 한마디로 믿을 곳이 못 된다.”며 평소 생각을 솔직하게 털어놓았다. 또 “피해자가 사건의 중심부에 서 있다는 인식을 갖고 재판에서도 대접해줬으면 좋겠다.”면서 “피해자가 판사에게 자신의 입장을 얘기하는 기회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행사가 혼전을 거듭하자 법관들은 낙담한 표정이 역력했다. 한 부장판사는 “예상은 했지만 이 정도로 반발이 거셀 줄은 몰랐다.”면서 “소통한다고 준비했는데 아쉽다.”고 말했다.

이민영기자 min@seoul.co.kr

2012-02-07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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