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미대사관 현지 인터뷰
‘민간인 불법사찰 사건’ 증거인멸 의혹의 핵심인물인 최종석 전 청와대 고용노사비서관실 행정관은 19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의 주미 한국대사관에서 서울신문 기자와 만나 검찰이 소환하면 조사에 응하겠다고 밝혔다. 또 불법사찰 배후로 지목된 이영호 전 청와대 고용노사비서관 등과는 미국에서 통화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불법사찰 증거인멸 의혹 핵심
지난해 8월 주미대사관 주재관(노동관)으로 부임했다가 불법사찰 사건 의혹이 불거진 이달 초부터 2주간 출장과 휴가 등의 명목으로 외부 접촉을 끊은 채 사실상 ‘잠적’했던 최 전 행정관은 이날 오후 5시 10분쯤 대사관 2층에 있는 자신의 사무실에서 문을 걸어 잠그고 업무를 보고 있었다.
최 전 행정관은 검찰이 소환하면 지체하지 않고 조사에 응할 것이냐는 질문에 “그렇다.”라고 답했다. 또 이영호 전 비서관이나 의혹을 폭로한 장진수 전 국무총리실 공직윤리지원관실 주무관 등 사건 관련자들과 통화한 적이 있느냐는 질문에 “없다.”고 답했다. 최 전 행정관은 장 전 주무관의 폭로가 사실인지를 묻는 말에는 한결같이 “드릴 말씀이 없다.”고 극구 언급을 피했다. 그는 “주재관으로서 업무를 계속할 것”이라고 했다. 다음은 최 전 행정관과의 일문일답.
●장진수 주장 관련 언급 피해
→장진수 전 국무총리실 공직윤리지원관실 주무관의 주장이 사실인가.
-드릴 말씀이 없다.
→검찰이 소환하면 수사에 응할 건가.
-그렇다.
→소환 연기를 요청하지 않겠다는 것인가.
-그렇다.
→어차피 검찰에 나가 진실을 밝힐 거라면 여기서 진실을 말할 수 없나.
-드릴 말씀이 없다.
→국내에서 이 문제로 연일 시끄러운데 입장을 밝히는 게 도리 아닌가.
-미안하다. 드릴 말씀이 없다.
→이 일로 장 전 주무관과 통화한 적이 있나.
-없다.
→이영호 전 청와대 고용노사비서관과는 통화한 적이 있나.
-없다.
엉거주춤 선 상태로 질문과 답이 오가는 동안 문틈 새로 보이는 최 전 행정관의 책상 위에는 서류가 수북이 쌓여 있었다.
워싱턴 김상연특파원
carlos@seoul.co.kr
2012-03-21 2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