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후지원 비율 지켰지만..내신성적 안배
내년부터 광주지역 고등학교 배정이 사실상 ‘뺑뺑이’로 이뤄진다.현재 중학 3년생부터 적용된다. 1만6천여명이 대상이다.
광주시교육청은 28일 고입추첨관리위원회를 열고 중학교 내신(성적)을 9등급으로 나눠 배정하는 방식으로 변경했다.
현행 선지원 40%, 후지원 60%의 틀은 유지했다고 하지만 내신성적 안배를 원칙으로 한 만큼 희망 학교 배정 가능성은 현행보다 훨씬 낮아질 전망이다.
선지원은 학교 2곳을 선택하도록 했다. 후지원은 선지원 학교를 뺀 5곳을 적되 우선순위 1,2,3 등을 적시하도록 했다.
언뜻 보면 학생과 학부모의 학교 선택권이 더 확대된 것 같지만 배정 과정에서 내신성적이 토대가 된 만큼 사실상 뺑뺑이에 가깝다.
1등급 학생을 배정하면 9등급도 넣어 모든 학교의 내신평균을 균등하게 맞추는 방식이다.
1999년 연합고사 폐지 후 중학교 내신성적으로 배정하던 방식과 유사하다.
서울교육청도 곽노현 교육감 취임 이후 배정 방식 변경을 추진했으나 부작용에 대한 우려가 적지 않아 유보한 상태다.
학부모와 교원단체, 시의회 등의 반발이 적지 않은 가운데 시 교육청은 그대로 밀어붙였다.
이 과정에서 짜맞추기식 용역과 토론회, 비공개 등 졸속과 밀실행정 지적을 받았다.
학생과 학부모가 원하는 학교 배정 가능성이 작아지면 우수학생의 외부 유출 등 부작용도 우려된다.
시 교육청은 지난 1975년 평준화 도입 이후 2000년까지 강제배정 등을 하다 이후 선배정 비율을 60%에서 점차 줄여 2007년 이후 40%를 유지해왔다.
평준화 내에서 최소한의 학생 선택권 유지, 학교간 선의의 경쟁 등 교육의 질 향상을 위한 조처라는 평가를 받았다.
광주교육을 생각하는 학부모 모임 정미경 사무국장은 “배정방식 변경은 공립학교의 실력향상 등 학생과 학부모의 신뢰회복을 위한 자구책은 도외시한 채 학생 선택권을 줄여 문제를 해결하려는 전형적인 꼼수다”고 지적했다.
시 교육청은 2010년 11월, 전교조 출신의 장휘국 교육감 취임 이후 공. 사립 간 학력차와 비선호 학교 심화 등을 이유로 현재 일부 고교 선택제 변경을 추진해왔다.
광주지역 일반계고는 사립이 34곳으로 공립(16곳)보다 많다. 학부모의 공립 대비 사립 선호도는 최대 10배 이상 차이가 난다.
시 교육청의 한 관계자는 “평준화의 틀을 유지하고 학교 격차를 줄이기 위해 배정방식 변경을 추진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