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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만되면 한강에 시신이 둥둥… 왜?

봄만되면 한강에 시신이 둥둥… 왜?

입력 2012-04-08 00:00
업데이트 2012-04-08 1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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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겨울 한파가 마지막 기승을 부린 지난달 29일 서울 광진경찰서. A씨가 전날 한강에 투신한 남동생의 시신을 찾으려고 발을 동동 구르고 있었다.

경찰이 2일간 수차례에 걸쳐 투신장소 인근을 뒤졌지만 시신은 발견되지 않았다. A씨는 너무 울어 충혈된 눈으로 경찰서를 떠나야 했다.

#2. 낮 최고기온 7도로 화창한 날씨였던 지난 달 19일 한남대교와 동작대교에서 각각 30대와 40대로 추정되는 남성 시신 2구가 잇따라 떠올랐다.

2구 모두 5~20여일간 물에 잠겨 있던 시신이었다. 경찰은 “한강이 녹는 3~4월 무렵이면 하루 평균 2구씩 시신이 떠오른다”고 했다.

매년 봄이 되면 한강에 부패한 시신이 떠올랐다는 기사가 빈번하게 나온다. 반면 겨울철에는 이같은 기사가 쑥 들어간다. 계절에 따라 시신 인양 건수가 달라지는 이유는 뭘까?

정답은 겨울에는 수온이 낮아 시신이 부패하지 않기 때문이다.

물에 가라앉은 시신은 내부가 부패해 가벼워져야 다시 떠오르는데 겨울에는 한강이 ‘냉장고’ 역할을 해 부패를 막는다.

그래서 봄이 와 날씨가 포근해지고 한강 수온이 올라간 뒤에야 시신이 부패하기 시작해 수면 위로 떠오르는 것이다.

또 겨울철에는 추위 때문에 한강변에 사람들이 몰리지 않아 신고자가 적은 반면 봄에는 한강변에 사람들이 몰려 신고자가 많다는 점도 이유 중 하나로 꼽힌다.

이재두 광진소방서 수난구조대 부대장은 “3월에 겨우내 썩지 않은 시체들이 부패해 올라오기 시작한다”며 “4월에 겨울에 실종돼 찾지 못한 시신들을 가장 많이 인양한다”고 말했다.

이 부대장은 15년간 한강에서 구조작업을 벌여온 베테랑 소방관이다.

그는 “한강 수온이 18도가 될 무렵 묵은 시신이 가장 많이 올라온다”며 “3월말에 시신 한구를 건져 올렸는데 신원을 확인해보니 지난해 12월에 실종신고가 돼 있던 적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겨울철에 유독 인양건수가 적은 이유는 강 주변으로 사람들이 몰리지 않다보니 신고자 수가 적다는 점도 일조를 한다고 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한강경찰대가 지난 2년간 한강에서 인양한 변사자 현황을 보면 이같은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한강경찰대는 2010년 총 240구의 시신을 건져냈다. 수온이 가장 낮은 1월에는 5구를 인양했지만 2월 18구, 3월 19구로 늘어나다 4월에는 26구를 찾아냈다.

지난해에도 같은 흐름을 보여준다. 한강경찰대는 총 192구를 건져냈고 1월에는 한구도 인양하지 못하다 2월 13구, 3월 17구 등으로 점차 숫자가 늘어났다.

실종실고가 들어와 출동하면 평균 30분이내 실종자를 인양한다고 이 부대장은 전했다.

가장 시신이 많이 발견되는 곳은 지구로는 뚝섬과 잠실 일대, 다리로는 잠실과 영동을 꼽았다.

수색은 실종자의 유류품이 놓인 곳을 기점으로 이뤄진다. 건식 잠수복을 입은 구조대원 2명이 한조를 이뤄 양옆으로 반경 50m, 강 하류쪽으로 200~300m을 수색한다.

평균 30분내에 실종자를 찾지만 못 찾을 경우 1시간30분 넘게 수색작업을 벌이기도 한다. 한겨울에는 얼음을 깨고 입수할 때도 있는데 평균 수온이 1~2도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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