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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은 아픈 사람… 좀 더 뻔뻔해지세요”

“장애인은 아픈 사람… 좀 더 뻔뻔해지세요”

입력 2012-04-20 00:00
업데이트 2012-04-20 0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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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부 선정 ‘올해의 장애인상’ 개그맨 이동우 씨

“여러분, 뻔뻔해지세요. 장애를 가졌다고 주눅 들 필요는 없습니다.”

한때 틴틴파이브 멤버이자 인기 개그맨으로 탄탄대로를 달리던 이동우(43)씨. 그는 지금 희귀병을 앓는 환자이자 시각을 잃어가는 장애인이다. 자신이 망막색소변성증이라는 희귀병을 가졌다는 사실을 2004년에야 알았다. 사랑하는 여자친구와 결혼한 지 불과 3개월 만이었다. 그의 눈은 하루가 다르게 시력을 잃어갔다. 하지만 그는 그런 사실을 밝힐 수 없었다.

●희귀병으로 시력 잃고도 5년 동안 숨겨

이씨는 “솔직히 용기가 나지 않아 주변 사람들에게 눈이 잘 보이지 않는다는 사실을 5년 동안이나 숨겼다.”면서 “누군가를 속인다는 자책감에 시달리다 2009년 11월 틴틴파이브를 재결성해 앨범활동을 하면서 뒤늦게 세상에 자신의 병을 알리게 됐다.”고 털어놨다. 현재 그는 거의 보지 못하는 1급 시각장애인이다.

개그맨 이동우
개그맨 이동우
시력을 잃어가면서 성격도 바뀌었다. 그는 “시력을 잃으면서 성격도 나빠졌다. 아내가 그런 투정까지 모두 다 감당해 줘 보지 못하는 고통을 이겨낼 수 있었다.”면서 “하지만 시각장애인이라는 사실을 인정하고 나자 잃어가던 자신감도 되살아나고 성격도 예전처럼 활달해지더라.”고 말했다. 이씨의 아내인 김은숙씨도 뇌종양 수술 후유증으로 귀가 잘 들리지 않는다.

이씨는 스스로 정상이라고 믿는 사람이 장애인이 될 경우에 겪는 심적·육체적 고통은 상상 이상이라고 했다. “일단 자신이 장애인이라는 사실을 인정하기가 힘들다. 하지만 이런 혼돈에 갇히기보다 자신의 상황을 받아들이고 앞으로 어떻게 살아갈지를 고민하는 게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그는 다른 장애인들에게 “좀 더 뻔뻔해지라.”고 말한다. 이씨는 “장애인은 아픈 사람이다. 아픈 사람은 아픈 사람으로서의 권리가 있다.”면서 “우리에게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사회에 목소리를 내지 않으면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장애인차별금지법 어기면 강력 규제를”

장애인차별금지법에 대해서도 한마디 했다. 그는 “법이 있다는 것은 좋지만 그걸 지키지 않았을 때 강력한 규제가 필요하다.”면서 “장애인들도 이런 법이 있다는 것을 알고 차별을 당했다면 반드시 신고를 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보건복지부는 19일 이씨를 올해의 장애인상 수상자로 선정했다. 이씨는 소외계층을 위해 연극을 공연하고, 여기에서 얻은 수익금으로 이웃돕기를 하기도 했다. 7월에는 희망을 주제로 한 연극에 출연해 다른 장애인들에게 긍정의 메시지를 전할 계획이다. 시상식은 20일 오전 11시 서울 여의도 63빌딩에서 열린다.

김동현기자 moses@seoul.co.kr

2012-04-20 2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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