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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외받는 90% 위한 나눔 디자인 프로젝트 진행”

“소외받는 90% 위한 나눔 디자인 프로젝트 진행”

입력 2012-07-18 00:00
업데이트 2012-07-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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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 IDEA 어워드’ 동상·콘셉트 어워드 배상민 KAIST 교수

2000년 뉴욕. 디자이너 랠프 로런 앞에 배상민(왼쪽)이라는 28살의 한국 청년이 나타났다. 세계적인 디자인학교 파슨스스쿨의 교수라고 자신을 소개한 청년에게 로런이 “당신은 어떤 사람인가.”라고 물었다. 배 교수는 “난 뉴욕 최고의 디자이너”라고 답했다. 그의 패기와 자신감을 높이 산 로런은 패션브랜드 ‘랄프로렌’사의 홈페이지를 맡겼다. 이후 배 교수는 코닥 디지털카메라와 3M의 포스트잇 패키징 등의 제품 디자인으로 세계적인 명성을 얻었다. 하지만 그는 2005년 돌연 부와 명예를 버리고 한국으로 돌아와 한국과학기술원(KAIST) 산업디자인과 교수가 됐다. 배 교수는 17일 서울신문과의 전화통화에서 “디자인이 행복이 아닌 비즈니스가 되는 것이 싫었고, 소외된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는 디자인을 하고 싶었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세계 4대 디자인 대회서 41개 상 받아

그런 배 교수가 지난 16일 세계 최고 권위의 디자인전인 ‘2012 IDEA 어워드’에 출품한 작품 2점이 상업 및 산업제품 디자인 부문과 사회적 영향 부문에서 동상과 콘셉트 어워드를 각각 수상했다. ‘남선 공작기계 디자인’은 공작기계의 딱딱한 틀을 벗어나 미래지향적인 외형으로 주목받았다. 또 ‘사운드스프레이’(오른쪽)는 자가발전기가 들어 있는 스프레이통을 흔들면 모기를 퇴치하는 음파가 지속적으로 발생하도록 한 제품이다. 전기 등 사회 인프라가 부족한 제3세계 어린이들을 위한 아이디어다.

이번 수상으로 배 교수는 다른 디자이너들이 평생 한번이라도 받기를 소망하는 레드닷·iF·IDEA·굿 디자인 어워드 등 세계 4대 디자인 대회에서 모두 41개의 상을 받는 기록을 세우게 됐다. 한 해 동안 4개 대회에서 모두 수상하는 ‘그랜드 슬램’도 이미 두 차례나 달성했다.

수상 실적이 너무 많다 보니 미국 산업디자인학회는 배 교수 연구실을 기업으로 착각하기도 했다. 하지만 정작 그는 “상은 하고 싶은 일을 하다보면 저절로 따라오는 것”이라고 말했다.

배 교수는 자신의 연구실에 대해 “사회공헌 디자인에서는 세계 최고”라고 자부한다. 연구실 이름 ‘ID+IM’은 “나는 디자인한다. 고로 존재한다.”의 줄임말이다.

●15억원 기금 모아 어린이 167명 도와

배 교수는 2005년 귀국 직후 국제구호개발기구 월드비전, GS칼텍스와 함께 ‘나눔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수익의 일부를 나누는 기존의 방식과 달리 나눔 프로젝트의 상품들은 기획·디자인·생산·판매 모두가 자선 목적으로 이뤄지며 이윤은 모두 어린이들의 교육 및 장학사업에 쓰인다. 현재까지 MP3 플레이어인 ‘크로스 큐브’, 친환경 아로마 가습기 ‘러브팟’ 등 4개의 상품이 출시됐고 15억원이 넘는 기금을 모아 167명의 저소득층 어린이들을 도왔다.

배 교수는 “기술적인 측면에서는 우수하지만 디자인이 부족해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지 못하는 중소기업을 돕고 싶다.”면서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소외받는 90%를 위한 나눔 디자인 프로젝트를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2012-07-18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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