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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서에 ‘업무 스트레스’… “공무상재해 아니다”

유서에 ‘업무 스트레스’… “공무상재해 아니다”

입력 2012-07-25 00:00
업데이트 2012-07-25 0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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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 “본인 생각일 뿐…인과관계 인정 어려워”

유서에 ‘업무상 스트레스’ 때문이라고 적시하고 자살한 공무원의 유족이 소송을 냈지만, 법원이 공무상 재해로 받아들이지 않았다.

서울행정법원 행정6부(함상훈 부장판사)는 세무공무원 A씨(47)의 유족이 공무원연금공단을 상대로 낸 유족보상금지급 부결처분 취소 청구소송에서 원고 패소로 판결했다고 25일 밝혔다.

1986년 국세공무원 8급으로 공무원 생활을 시작한 A씨는 2008년 계장으로 전보돼 정보수집·조사 계획수립, 현장조사, 검찰수사 공조·심리분석 업무를 맡아 근무하던 중 2009년 11월 유서를 쓰고 아파트에서 추락해 숨졌다.

A씨는 유서에다 ‘죽는 이유는 업무 과다로 인한 스트레스 때문’이라고 여러 차례 명시했고, 전체적인 유서 내용도 과도한 업무량에 불만을 표하고 심각한 스트레스를 호소하는 취지였다.

이에 유족은 과로와 업무상 스트레스로 우울증이 발병해 자살에 이르렀다면서 유족보상금 지급을 청구했으나, 공단은 스트레스에 민감한 기질 같은 공무 외적 요인에 의해 자살한 것이라며 거부했다.

재판부는 “업무 스트레스로 자살한다고 유서를 작성했지만 이는 A씨가 생각하는 자살의 원인일 뿐”이라며 “의학적으로는 유서에 적힌 이유가 우울증으로 인한 자살을 유발하거나 촉진하는 필요충분조건이 되는 건 아니다”라고 판단했다.

이어 “우울장애 증세를 자각했으면서도 해소하려는 노력을 하지 않아 병세가 악화된 것으로 보이고, 사망 무렵 감당하기 어려운 정도의 고된 업무에 시달렸다는 정황도 보이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또 “자살 전날 이미 유서가 작성돼 있었던 점을 보면 정상적인 인식능력이나 행위선택능력이 현저히 저하된 정신장애 상태에서 우발적으로 자살했다고도 볼 수 없다”며 “업무와 자살 사이의 인과관계를 인정하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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