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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풍 길목’ 제주, 올해 ‘경보’만 총 76시간

’태풍 길목’ 제주, 올해 ‘경보’만 총 76시간

입력 2012-09-18 00:00
업데이트 2012-09-18 1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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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례없이 5개 태풍에 도민들 ‘사투’

한반도로 북상하는 태풍의 길목에 있는 제주도가 올해 총 76시간 동안 태풍경보 상태에 놓였던 것으로 나타났다. 도민들이 사흘 밤낮을 강풍과 폭우에 맞서 사투를 벌인 셈이다.

올해 우리나라로 올라오며 남녘인 제주도에 경보가 내려졌던 태풍은 제7호 카눈(7월 18∼19일), 제10호 담레이(8월 2∼3일), 제15호 볼라벤(8월 27∼28일), 제14호 덴빈(8월 30일), 제16호 산바(9월 16일∼17일) 등 모두 5개다.

이는 ‘메아리’와 ‘무이파’ 등 2개 태풍의 영향권에 놓였던 지난해보다 2.5배 많은 것이다. 통상적으로 1년에 평균 3.1개의 태풍이 우리나라를 영향을 주는 것과 비교해서도 이례적으로 잦은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국가태풍센터 차유미 연구사는 “올해는 북태평양 고기압이 한반도 북편에 발달해 있고 중국 쪽으로 대륙 고기압이 형성돼 이 두 고기압 사이에 있는 우리나라 쪽으로 태풍이 올 수밖에 없는 기상환경이었다”고 설명했다.

태풍이 한반도에 상륙하기 전 비교적 저위도에서 강한 세력을 유지할 때 직격타를 맞는 제주는 특히 올해 산전수전을 다 겪었다. 직접영향권에 놓이는 태풍경보 시간만 봐도 명확해진다.

올 한해 제주지역의 태풍경보 시간은 육상 76시간, 해상 85시간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육상에 태풍경보가 발효됐던 35시간의 두배가 넘는 수치다.

올해 제주에 태풍경보 상태가 가장 길었던 태풍은 볼라벤이다. 육상에 26시간, 해상엔 31시간이 내려졌다. 이번 산바 때도 육·해상에 22시간 동안 태풍경보가 발효됐다.

바람도 매번 거세게 불었다. 볼라벤 내습 당시 가파도 최대 풍속이 초속 46.7m를 기록하는 등 5번의 태풍 때마다 초속 30m 이상의 최대 풍속을 보였다.

강우량도 기록적이다. ‘산바’는 지난 15일부터 17일까지 한라산 진달래밭 863.5㎜, 윗세오름 830㎜의 물폭탄을 쏟아부었다. 아라 645㎜, 선흘 597㎜ 등 제주시 북부지역에도 폭우를 내려어 침수·고립사고가 속출했다.

볼라벤 때도 8월 27∼28일 이틀간 윗세오름 748㎜, 진달래밭 538㎜ 등 산간에 폭우가 내렸다. 이밖의 다른 태풍들도 산간을 중심으로 100∼300㎜의 비를 뿌렸다.

차유미 연구사는 “올해 태풍이 잦은 것이 지구온난화 때문이라고 잘라 말할 순 없지만 대기상황이 바뀌지 않는다고 가정했을 때 지구온난화가 심해지면 태풍이 발생하기 좋은 조건이 된다”고 설명했다.

태풍이 발생하려면 해수면 온도가 26도 이상 유지돼야 하고 열 용량이 일정 수준 이상 등 조건이 갖춰져야 한다. 그런데 지구 온난화가 심해지면 태풍이 발생할 수 있는 해역이 고위도 지역으로 점차 확장된다. 그러다 보면 비교적 고위도에 있는 우리나라 주변까지 태풍이 발생할 수 있는 해역이 확장되고, 우리나라에 상륙하는 태풍이 많아지게 된다는 것이다.

그는 “환경오염 등으로 지구온난화가 가속화되면 태풍이 더 강해지고 잦아질 수 있는 만큼 이에 대한 국가나 지자체의 대비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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