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페이지

문맹률 98% 솔로몬군도 한글보급 시동

문맹률 98% 솔로몬군도 한글보급 시동

입력 2012-10-09 00:00
업데이트 2012-10-09 00:28
  • 글씨 크기 조절
  • 프린트
  • 공유하기
  • 댓글
    14

서울대, 토착어 한글표기법 교과서 배포… 문맹퇴치 첫발

‘도우 마짜라까(안녕하세요).’, 나우꾸 꽈이마 아에오(사랑합니다).’

소리만 있고 문자가 없는 솔로몬군도에 ‘한글’을 이용한 토착어 표기법이 전파됐다. 서울대가 문맹률이 98%에 이르는 남태평양의 섬나라 솔로몬군도에 ‘한글’을 보급하고 나선 것.

이미지 확대
카리어 교과서를 읽고 있는 아라레 중학교 학생.
카리어 교과서를 읽고 있는 아라레 중학교 학생.
서울대 인문정보연구소는 솔로몬군도 과달까날주의 카리어와 말라이따주의 꽈라아에어를 대상으로 한글 표기를 이용한 토착어 보급에 나섰다고 8일 밝혔다.

솔로몬군도는 60만 인구 가운데 공용어인 영어를 사용할 수 있는 사람이 1~2%에 불과한 전형적인 문맹국가다. 그나마 사용되는 토착어는 표기할 수 있는 문자가 없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제대로 된 학교 교육이 이루어질 리 없다. 문자가 없다 보니 토착어 교육은 부실할 수밖에 없고 교실 내 생긴 언어 장벽은 높아만 갔다.

프로젝트를 이끌고 있는 이호영 인문정보연구소 소장은 “솔로몬군도의 높은 문맹률은 절대빈곤 퇴치의 가장 큰 걸림돌이 되어 왔다.”면서 “쉽게 익힐 수 있는 한글표기법이 단기간 문맹퇴치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대는 지난 1일 아라레 중학교와 낄루사꽐로 고등학교에 한글표기법을 적용한 교과서를 배포하고 본격적인 시범 교육에 나섰다. 카리어와 꽈라아에어의 한글 표기는 자음과 모음을 우리 방식대로 사용하지만 현지어 중 영어 엘(L) 발음은 ‘ㄹ’을 겹쳐 쓴 자음으로, 알(R) 발음은 ‘ㄹ’로 표기해 구분하는 등 발음 특성을 살리는 방향으로 변형됐다.

교과서에는 현지 민담과 한국 창작동화, 토끼전 등이 담겼으며 모든 글이 한글로 표기돼 있다. 올해 말에는 초등학교 교과서를 개발해 교육을 확대할 예정이다.

한편 이번 한글 프로젝트는 유엔 글로벌 콤팩트 한국협회에서 주관하는 ‘5W’(World, Weather, Water, Wisdom, Welfare) 프로젝트의 하나로 추진됐다. 5W 프로젝트는 저개발국을 대상으로 빗물을 활용한 식수 문제 해결, 마을 숲 보존과 복구를 통한 환경 변화 대처, 모국어 기반 교육을 통한 문맹 퇴치와 토착지혜를 발굴해 기록하는 활동 등을 내용으로 한다. 서울대는 한글 보급사업과 함께 빗물을 이용한 용수공급 시설 기술 이전도 진행하고 있다.

명희진기자 mhj46@seoul.co.kr

2012-10-09 11면

많이 본 뉴스

국민연금 개혁 당신의 선택은?
국민연금 개혁 논의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국회 연금개혁특별위원회 산하 공론화위원회는 현재의 보험료율(9%), 소득대체율(40%)을 개선하는 2가지 안을 냈는데요. 당신의 생각은?
보험료율 13%, 소득대체율 50%로 각각 인상(소득보장안)
보험료율 12%로 인상, 소득대체율 40%로 유지(재정안정안)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