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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세男 송중기 “여자한테 차인 남자는…”

대세男 송중기 “여자한테 차인 남자는…”

입력 2012-10-29 00:00
업데이트 2012-10-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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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춘 스타 송중기(27)가 안방극장과 스크린을 ‘접수’할 태세다. 데뷔 4년 만에 얼굴만 매끈한 꽃미남 스타에서 연기까지 되는 배우로 거듭나고 있는 것. KBS 수목 드라마 ‘세상 어디에도 없는 착한 남자’(이하 ‘착한 남자’)에서 선악을 오가는 복잡한 캐릭터 강마루 역으로 열연하고 있는 그는 오는 31일 개봉하는 영화 ‘늑대소년’에서는 인간의 모습과 야생의 본능이 공존하는 늑대 인간을 실감나게 연기해 호평을 받았다. 25일 서울 마포구 서교동의 한 카페에서 요즘 ‘대세’라는 송중기를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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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중기 연합뉴스
송중기
연합뉴스


2010년 드라마 ‘성균관 스캔들’의 꽃선비 구용하 역으로 대중적인 인기를 얻기 시작한 송중기. 그는 그동안 드라마 1편과 영화 1편을 거쳤을 뿐인데 상당히 성장해 있었다. 이날 오전 8시까지 드라마를 찍고 왔다는 그는 전날 방송분이 자체 최고 시청률을 경신하면서 수목 드라마 1위를 차지했다는 이야기가 나오자 빙그레 미소를 지었다.

“오늘 아침에 촬영 끝나고 시청률을 확인했는데 졸리고 피곤해도 기분은 좋네요. 지난주부터 생방송 촬영에 들어가서 좀 정신이 없기도 한데 이제야 드라마를 찍는 것 같기도 하고요. 동시간대에 방영되는 경쟁 드라마들이 워낙 대작이라 기대는 많이 하지 않았는데 1회에서 10%를 넘기면서 기대를 하게 됐죠. 그런데 제 성격 아시잖아요. 솔직히 아직도 배고파요.(웃음)”

여느 20대처럼 솔직하고 욕심도 많다. 잘 시간도 없을 만큼 바빠서 인기를 피부로 느끼지 못하겠다는 그는 “인기에 신경은 쓰지만 거기에 취하려고 하지 않는 편”이라고 잘라 말했다.

“‘성균관 스캔들’ 때도 인지도가 많이 올라갔지만 인기에 취하지 않으려고 했어요. 혹시 착각하고 살까 봐요. 부모님이 부쩍 사인 부탁을 많이 하시거나 매니저에게 광고가 들어왔다는 얘기를 들을 때 ‘요즘 반응이 좋긴 한가 보다’ 하고 생각을 하게 되죠. 저 혼자 있을 때는 마음을 많이 다잡는 편이에요.”

현실을 객관적으로 바라보는 모습과 당찬 말투는 드라마 속 주인공과 어딘지 모르게 닮았다. ‘착한 남자’에서 그가 연기하는 강마루는 사랑했던 재희(박시연)에게 배신당한 뒤 복수를 하기 위해 은기(문채원)에게 접근하지만 점차 은기를 진정으로 사랑하게 되는 인물이다. 선하고 부드러운 면과 강렬하고 집요한 면을 동시에 보여주면서 ‘마초남’을 재해석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드라마가 처음에 마루의 복수극으로 홍보가 많이 됐는데 솔직히 좀 불만입니다. 여자한테 차였다고 복수하는 남자는 진짜 멋없지 않나요. 마루는 욕망으로 인해 변해버린 재희가 행복을 찾고 제자리로 돌아오기를 바랐던 것이죠. 그런 자극적인 내용은 밑밥이고 이제부터 진짜 멜로가 나오기 시작해요.”

만일 자신에게 비슷한 일이 생긴다면 속은 무척 상하겠지만 ‘잘 살라’고 욕 한번 해주고 돌아설 것 같다고 했다. ‘착한 남자’는 드라마 ‘미안하다, 사랑한다’ ‘이 죽일 놈의 사랑’ ‘고맙습니다’ 등의 이경희 작가가 송중기를 주인공으로 놓고 쓴 작품이다. 송중기는 2009년 드라마 ‘크리스마스에 눈이 올까요?’에 출연하면서 이 작가와 인연을 맺었다.

“처음에 작가가 시놉시스를 줬을 때 좀 의아했어요. 원빈, 소지섭, 장혁 선배 등 이 작가의 전작에서 주인공을 맡은 배우들의 이미지가 좀 센 편이잖아요. 그래서 한번도 드라마 주연을 한 적도 없고 선한 이미지인 저를 왜 쓰려고 하는지 궁금했죠. 그런데 양면적인 캐릭터 때문에 저를 캐스팅했다고 하더라고요. 사실 제 내공으로는 드라마에서 세네번씩 바뀌는 캐릭터를 연기하기가 좀 힘드네요.”

엄살은 부렸지만 데뷔 전에 연기아카데미를 잠시 다닌 것이 전부인 그가 최근 연기력이 부쩍 는 비결은 일단 현장에서 부딪치면서 배우자는 철학을 갖고 연기에 임하기 때문이다. 촬영장에서 감독에게 욕도 먹고 긴장도 하면서 경험을 쌓자는 전략이 통했던 것. 대사 한마디 없이 눈빛으로 연기를 해야 하는 ‘늑대소년’도 그런 경험의 연장선상이었다.
배우 송중기 연합뉴스
배우 송중기
연합뉴스


“일단 하겠다고는 했는데 후회와 걱정이 밀려왔어요. 대사가 없고 리액션(반응) 위주라서 존재감도 덜하고 제가 돋보이는 영화가 아니라면서 주변에서 반대하는 의견이 많았거든요. 그런데 내용을 자세히 보니 분명 피드백이 있는 역할이었고 제가 워낙 늑대인간이나 흡혈귀 역할을 해보고 싶어서 도전했어요. 이때가 아니면 제가 언제 늑대인간 역할을 해보겠어요.(웃음)”

한국판 ‘트와일라잇’으로 불리는 ‘늑대소년’은 세상에서 없어져야 할 위험한 존재인 늑대소년과 세상에 마음을 닫고 사는 외로운 소녀의 아련한 사랑을 담은 영화다. 이 작품에서 송중기는 사람의 언어와 행동을 습득하지 못한 늑대소년 역을 맡아 동물원에서 늑대를 관찰하고 마임을 배우는 등 철저히 연구한 끝에 한국 영화에서 찾아보기 힘든 독특한 캐릭터를 창조해 냈다.

“동물들은 먹을 것을 보면 눈빛이 변하고 입에 넣기 바쁜데 그 부분을 똑같이 하려고 했어요. 그리고 동물들은 겁이 많아서 먼저 경계를 하는 동작을 취한 뒤 다음 행동을 하는 버릇이 있어요. 제 평소 습관을 버리고 분절된 행동을 표현하려고 했죠. ‘늑대소년’은 할리우드 영화의 소재지만 화려한 판타지 영화인 ‘트와일라잇’과 달리 시대 배경이나 정서가 토속적인 영화라고 생각합니다.”

이 번 작품에서는 거의 비주얼을 포기한 것 같다고 농담을 건넸더니 “비호감만 되지 않으려고 애썼고 겉모습이 좀 지저분해서 그렇지 순수한 소년의 모습은 기존의 내 이미지와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라는 진지한 답이 돌아왔다. 쇼트트랙 선수 생활을 그만두고 공부에 매진해 대학(성균관대 경영학과)에 진학했지만 대학 생활이 허무해 진짜 하고 싶은 연기자의 길로 들어섰다는 송중기. 좋은 시나리오가 우선이라고 생각한다는 그는 작품만 보고 ‘뿌리 깊은 나무’에 세종의 아역으로 출연할 정도로 영리한 배우다. 자신의 그릇을 잘 알고 있고 많은 경험을 쌓고 싶다는 그는 선배들에게서 배우로서의 자세를 배운다고 말했다.

“20대의 나이에 인기를 얻은 것은 분명 신 나는 일이지만 더 올라가려고 애쓰기보다는 내공을 쌓고 싶어요. 정상에 올라가면 그만큼 또 내려와야 하니까요. 드라마 ‘추격자’를 보고 팬이 된 손현주 선배를 만난 적이 있는데 좋아서 시작한 배우 일이라면 며칠밤을 새우더라도 짜증내지 말고 웃으면서 감사하는 마음으로 하라고 하더라고요. 얼마 전 윤여정 선배님이 한 인터뷰에서 인성이 안 된 사람은 좋은 배우가 되기 어렵다고 한 말도 기억에 남습니다. 카메라 안이나 밖이나 늘 똑같고 양심에 어긋나지 않는 행동을 하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이은주기자 eri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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