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명 중 1명 마음 바꿔 신고
취업난과 우울증 등으로 삶의 희망을 잃은 20대 남녀 3명이 인터넷 카페에서 만나 동반 자살을 시도하려다 경찰에 구조됐다.울산 울주경찰서는 지난 4일 오후 6시 15분쯤 종합상황실에 접수된 ‘동반 자살’ 신고 전화를 받고 경찰을 현장에 긴급 파견, 자살을 위해 모인 3명을 2시간여 만에 극적으로 구조했다고 5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신고자 이모(20·경기 양주)씨는 종합상황실에 전화를 걸어 “인터넷 카페를 통해 만난 정모(28·여·부산)·한모(26·여·경기 수원)·오모(25·대구)씨 등 3명이 울산에서 동반 자살을 시도할 예정”이라고 알려왔다. 이에 따라 경찰은 이씨에게 계속 정씨 등과 연락을 하도록 유도하고 언제 어디서 만나기로 했는지 알려 달라고 했다.
경찰은 오후 8시 20분쯤 KTX 울산역 정문 앞에서 비상등을 켠 채 대기 중이던 렌터카를 발견해 정씨 등 3명을 구조했다. 오씨는 가족에게 인계하고 나머지 여성 2명은 ‘울산 해바라기 여성·아동센터’로 보냈다.
경찰 관계자는 “이들은 직업을 구하기가 어렵고 살아갈 희망이 없어 스스로 목숨을 끊으려 했다.”면서 “렌터카에 번개탄을 피워 함께 자살하려 했던 이씨가 마음을 바꿔 신고했기 때문에 3명의 소중한 목숨을 구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울산 박정훈기자 jhp@seoul.co.kr
2012-11-06 10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