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페이지

고상만씨 “’장준하 실족추락사’ 김용환 주장은 거짓”

고상만씨 “’장준하 실족추락사’ 김용환 주장은 거짓”

입력 2012-11-24 00:00
업데이트 2012-11-24 00:00
  • 글씨 크기 조절
  • 프린트
  • 공유하기
  • 댓글
    14

저서에서 근거자료로 1975년 녹취록 공개”박근혜, 최태민 구국선교단 관련 특혜민원” 주장도

장준하 선생 타살 의혹을 조사했던 고상만 전 의문사진상규명위원회 조사관이 ‘장 선생이 실족 추락사’했다는 목격자 김용환씨의 주장이 거짓이라며 당시 김씨의 진술 녹취록을 근거자료로 23일 공개했다.

고 전 조사관은 26일 출간 예정인 저서 ‘장준하, 묻지 못한 진실’에서 1975년 8월20일 장 선생 빈소에 나타난 김씨가 민주화운동가 문익환 목사, 계훈제 선생, 함석헌 신부, 장 선생 아들 장호권씨 등과 대화한 녹취록을 제시했다.

녹취록에 따르면 김씨는 당시 ‘장 선생이 하산하던 중 소나무를 잡고 내려오다 그 나무가 휘면서 실족 추락사했다’ ‘휘는 나무를 옆에서 봤다’고 밝혔다. 고 전 조사관은 김씨가 녹취록에서 이런 사실을 여러 차례 확인했다고 강조했다.

김씨는 당시 장 선생의 사망을 목격한 유일한 목격자였고, 이런 주장에 따라 장 선생의 사인은 실족 추락사로 최종 정리됐다.

이 녹취록은 당시 빈소에서 문 목사가 목격자를 자처하는 김씨의 말을 기록으로 남겨야겠다고 판단, 당일 오후 10시40분부터 자정까지 나눈 대화를 카세트테이프에 녹음한 것이라고 고 전 조사관은 설명했다.

그는 30여년간 방치된 이 테이프를 민간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음질을 복원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그러나 고 전 조사관은 이후 김씨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그가 1975년의 녹음테이프에서 여러 차례 밝힌 진술을 번복했다고 말했다.

2기 의문사위 12회 조사에서 김씨는 ‘사실 저는 장준하 선생이 소나무를 잡는 것을 본 적이 없습니다. 다만 그 지형으로 보아 장 선생이 소나무를 잡지 않고서는 그 단애 지점으로 내려올 수 없다고 생각해 장 선생이 소나무를 잡았다고 주장한 것입니다’라고 말했다는 것이다.

고 전 조사관은 “나무가 휘어서 장 선생이 실족 추락사했다는 그동안의 김용환 주장은 완벽한 거짓이라고 단언한다”면서 “지금까지 알려져 온 것과 달리 김용환은 나무가 휘면서 추락하는 장준하를 본 적이 없다”고 지적했다.

고 전 조사관은 장 선생 사망 사건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새누리당 박근혜 대선후보가 최태민 목사의 비리 의혹과 무관치 않음을 시사하는 진술을 확보했다며 관련 내용도 공개했다.

그는 박정희 정권 당시 청와대 비서실장이던 김정렴씨에게 어느 날 박 후보가 찾아와 기업체 이름이 3개 적힌 메모를 건네면서 ‘구국선교단에 기부금을 낸 기업체 명단이다. 이 기업들이 바라는 민원을 원하는 대로 해결해 달라’는 말을 했다는 것을 김 전 실장한테서 들었다고 밝혔다.

최 목사는 구국선교단을 이끌면서 정·관·재·언론계 등에 영향력을 행사하고 이권 개입, 횡령, 사기·융자 알선 등 권력형 비리 및 여자관계 등과 관련해 각종 의혹을 받았다. 박 후보는 1975년 5월 선교단 명예총재로 추대됐다.

고 전 조사관은 이 일화를 “박 후보가 어린 나이에 어머니 육영수 여사를 대신해 ‘퍼스트레이디’로 활동하면서 선교단에 기부금을 낸 특정 기업에 특혜를 주라는 부정행위를 청와대 비서실장에게 직접 요구한 것”으로 규정했다.

그는 “이 증언이 사실이라면 매우 중대한 문제”라며 “박 후보가 이에 대해 사실 여부를 밝히는 것이 국민에 대한 도리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고 전 조사관은 이밖에 김정렴 전 실장한테서 들은 ‘긴급조치 10호’의 실체, 법정스님이 밝힌 ‘장준하 거사’의 구체적 내용, 장 선생 진상조사와 관련한 김대중 전 대통령 인터뷰 등 지금까지 알려지지 않은 사실을 책에서 공개했다.

그는 “장준하 사건에 대한 모든 의혹을 규명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방법은 국가정보원과 기무사령부가 존안하고 있는 문서의 공개”라며 “의문사위 조사관들이 직접 정보기관 문서고를 실지조사할 권한을 담은 새 ‘의문사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법’을 조속히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연합뉴스

많이 본 뉴스

국민연금 개혁 당신의 선택은?
국민연금 개혁 논의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국회 연금개혁특별위원회 산하 공론화위원회는 현재의 보험료율(9%), 소득대체율(40%)을 개선하는 2가지 안을 냈는데요. 당신의 생각은?
보험료율 13%, 소득대체율 50%로 각각 인상(소득보장안)
보험료율 12%로 인상, 소득대체율 40%로 유지(재정안정안)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