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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은 줄도 모르는’ 금융다단계 사기 피해자들

‘속은 줄도 모르는’ 금융다단계 사기 피해자들

입력 2012-12-03 00:00
업데이트 2012-12-03 14: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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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잘 버는 줄로 아는데, 왜?” 경찰수사에 항의

금융다단계 피해자들이 다단계 수사를 한 경찰을 비판하고 다단계 업체 대표를 석방하라는 항의가 줄을 잇고 있다.

전북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지난달 26일 인터넷 광고사업을 통해 막대한 수익금을 낼 수 있다고 속여 회원 4만여 명으로부터 1천400억원을 투자받아 이 중 200여억원을 유용한 혐의(사기 등)로 다단계업체 대표 송모(42)씨를 구속했다.

이와 관련한 언론보도가 나가자 사건 피해자(?)들은 다음날부터 되레 경찰 수사가 잘못됐다며 수사를 맡은 경찰부서에 항의전화를 하고 전북경찰청 게시판에 항의 글을 올리기 시작했다.

사건을 담당했던 경찰부서에는 하루 30여 차례씩 전화벨이 울렸고, 전북경찰청 게시판에는 하루에 10∼20건 이상의 항의 글이 올라오고 있다.

피해자들은 “경찰이 우리 회사를 다단계 업체로 잘못 알고 있으며 회사가 빠른 속도로 성장하는 중에 이 같은 수사가 시작돼 피해를 보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경찰 수사 때문에 회사 계좌가 정지돼 매달 나오던 배당금이 묶였고 회사 이미지가 실추돼 수익에 막대한 손해를 끼치고 있다”며 ‘미흡한’ 경찰 수사를 비판했다.

이들의 주장에 따르면 이 업체는 회원들의 투자금으로 한 김치공장을 100억에 인수했고 여러 자회사를 통해 하루 3∼4억원 상당의 배당금을 지급하고 있다.

하지만 경찰 조사 결과 이들의 주장은 모두 거짓으로 드러났다.

이 업체가 영업을 시작한 지난해 12월부터 현재까지 발생한 수익은 2억원에 불과하며 이들이 인수했다고 주장하는 김치공장도 계약금 7억원만 지급이 된 상태였다.

게다가 이들의 투자금을 관리하는 계좌에는 이들의 주장과 달리 200억원이 아닌 13억원도 채 되지 않는 돈이 들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업체는 이들의 주장과 달리 수익을 통해 배당금을 지급하는 것이 아니라 신규 회원들이 투자하는 돈을 가지고 하루 3∼4억원 상당의 배당금을 지급하는 유사수신행위를 해왔다.

지금 이 시간에도 피해자들은 항의 전화와 함께 항의 글을 계속해서 올리고 있다.

경찰의 한 관계자는 “항의 전화가 오면 자세히 업체의 진상에 대해 설명을 해주고 있다. 대부분의 사람은 자신들이 속았다는 사실을 알고 전화를 끊지만, 일부 ‘열성적’인 피해자들은 끝까지 ‘수사가 잘못됐다’고 주장한다”며 “사기 피해자가 4만명이 넘다 보니 항의 전화가 끊이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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