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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선판사 세미나서 ‘헌재 한정위헌 결정’ 집중 비판

일선판사 세미나서 ‘헌재 한정위헌 결정’ 집중 비판

입력 2013-01-27 00:00
업데이트 2013-01-27 0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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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자체 위촉위원 뇌물죄 적용 해석 놓고 대립대법원-헌재 ‘재판소원 논란’ 다시 격화할 듯

일선 법관들이 개최한 세미나에서 최근 헌법재판소의 한정위헌 결정에 대해 비판적 의견이 잇따라 쏟아졌다.

대법원 판결에 대한 헌재 결정에 현역 판사들이 정면으로 문제를 제기한 것이어서, 헌재와 대법원 간의 오래된 ‘재판소원’(재판에 대한 헌법소원) 논란이 격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27일 대법원 헌법연구회(회장 유남석 서울북부지법원장)와 형사법연구회(회장 노태악 서울중앙지법 형사수석부장)에 따르면 두 연구회는 지난 24일 대법원 중회의실에서 법관 등 6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공동 세미나를 개최했다.

법관들로 구성된 복수의 연구회가 하나의 주제를 놓고 공동 세미나를 마련한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세미나는 ‘대법원이 지자체 위촉위원을 공무원으로 해석해 뇌물죄를 적용한 것은 헌법에 위반된다’는 취지의 최근 헌법재판소 한정위헌 결정에 대한 발표 및 토론으로 진행됐다.

세미나에서 발표를 맡은 서울중앙지법 천대엽(49.사법연수원 21기) 부장판사는 “공무원 이외에 국가나 지자체가 위촉한 각종 위원회의 위원 같은 공무담당 인사도 해석상 뇌물죄의 주체가 된다는 것이 우리 형법과 행정법이 전통적으로 취해 온 입장”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처럼 해석의 합목적성을 인정할 여지가 충분하고 해석론이 오래 유지된 사안에 헌재가 개입해 법원의 해석론을 부정하는 것은 범죄인의 무사방면과 법 경시 풍조를 조장할 우려가 높다”고 비판했다.

같은 법원의 김상환 부장판사(47.연수원 20기)도 “이번 결정은 결국 헌재가 실질적으로 법원의 사법작용을 통제한 것”이라며 “헌재의 결정이 그대로 실현되면 헌법이 예정한 대법원을 최종심으로 하는 현재의 심급제도가 사실상 무너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올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진 토론에서도 참석자들은 헌재 결정의 심각성과 현실적 문제에 대해 대체로 비판적인 의견을 내놓은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헌재는 작년 12월 제주도 재해영향평가 심의위원으로 있으면서 뇌물을 받은 혐의로 대법원에서 유죄가 확정된 A교수가 제기한 헌법소원 사건에서 “위촉위원이 공무원에 포함된다고 해석한 것은 헌법에 어긋난다”고 결정한 바 있다.

당시 헌재는 이와 함께 “헌법적 쟁점이 있다면 법원 해석도 헌재의 판단 대상이 된다”고 밝혀 법원의 반발이 예상됐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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