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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노조절 못 하는 10대 살인에 무너지는 가정

분노조절 못 하는 10대 살인에 무너지는 가정

입력 2013-03-03 00:00
업데이트 2013-03-03 1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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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척·아버지·여자친구 아버지 상대 10대 살인 잇따라

평범한 10대들의 순간적인 분노가 가정을 무너뜨리고 있다.

광주 광산경찰서는 3일 할아버지 생일 모임에 참석한 친척들을 흉기로 찌른 혐의(살인·존속 살인미수)로 김모(19)군을 붙잡아 조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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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오전 0시 10분께 광주 광산구의 한 주택에서 김모(19)군이 자신의 부모를 무시한다며 흉기로 친척에게 흉기를 휘둘러 작은아버지가 숨지고 7명이 다쳤다. 사진은 사건이 일어난 주택 앞에서 취재진이 취재하는 모습.  연합뉴스
3일 오전 0시 10분께 광주 광산구의 한 주택에서 김모(19)군이 자신의 부모를 무시한다며 흉기로 친척에게 흉기를 휘둘러 작은아버지가 숨지고 7명이 다쳤다. 사진은 사건이 일어난 주택 앞에서 취재진이 취재하는 모습.
연합뉴스
김군은 이날 0시 10분께 광주 광산구 할아버지 집에서 자는 작은 아버지(44)를 흉기로 찔러 숨지게 하고 할아버지(75) 등 7명을 다치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김군은 2일 오후 5시부터 11시까지 이 모임에 참석 후 귀가했다가 다시 돌아와 자는 친척들에게 마구잡이로 흉기를 휘두른 것으로 조사됐다.

평소 친척들이 자신의 부모를 무시한다고 느껴온 김군은 어머니가 이런 이유로 모임에 참석하지 않았다는 부모의 대화를 듣고 격분했다고 경찰은 전했다.

최근에는 아버지, 여자친구의 아버지를 각각 살해한 고교생들도 있었다.

지난달 21일 오후 광주 광산구 우산동에서는 이모(17·고2)군이 현직 경찰관인 아버지를 흉기로 찔러 숨지게 했다.

아버지가 술을 마시고 어머니에게 욕설하며 부부싸움을 한다는 것이 이유였다.

같은달 20일 새벽에는 전남 강진군 군동면 한 주택에서 문모(18·고3)군이 여자친구의 아버지를 흉기로 찔러 숨지게 하고 그 아내까지 다치게 했다.

문군은 자신에게 결별을 통보한 여자친구를 만나러 집에 찾아갔다가 여자친구의 아버지가 혼내자 집에 있는 흉기로 두 사람을 찌른 것으로 조사됐다.

전문가들은 성장기 청소년들이 급격한 호르몬 변화의 영향과 아직 체계적인 감정 통제 방법을 배우지 못한 탓에 충동 조절에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진단했다.

폭력적인 성향의 게임, 영상 등에 자주 노출되면서 폭력에 무뎌진 것도 끔찍한 범행이 잇따르는 한 원인으로 분석됐다.

실제 문군은 온라인 게임을 좋아해 PC방에서 아르바이트했고 여자친구도 그곳에서 만났던 것으로 알려졌다.

교육과학기술부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적으로 ‘학생 정서·행동 특성검사’를 실시한 결과 초중고생 648만여명 중 16.3%에 달하는 105만 4천500여명이 불안·우울 증세를 보여 지속적인 상담과 관리가 필요한 ‘관심군’에 해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중 4.5%인 22만 4천여명은 불안, 우울, ADHD(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 등 문제가 심각해 집중 관리가 필요한 ‘주의군’으로 분류됐다.

김희국 광주광역시 청소년상담복지센터 팀장은 “분노나 자신의 감정을 쉽게 이야기할 기회가 없는 청소년들은 갑작스러운 행동이 튀어나올 수 있다”며 “평소 아이들이 분한 감정이 들었을 때 충분히 들어주고 어떻게 적절히 표현할 수 있는지 교육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 팀장은 “소위 말하는 ‘따끔한 야단’은 신뢰가 쌓인 관계에서 일관성 있게 해야 효과가 있는 것”이라며 “무작정 청소년들을 엄하게 다스리기에 앞서 그들의 입장에서 대화를 시도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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