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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학생 해커 협박해 돈 뺏고 해킹기술 배운 3인조

고등학생 해커 협박해 돈 뺏고 해킹기술 배운 3인조

입력 2013-03-27 00:00
업데이트 2013-03-27 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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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익근무요원 동원 개인정보 빼내 고교생 찾아가 협박

“경찰서에서 보자.”

고등학생 김모(16)군은 이 문자를 받은 이후 두려움에 떨었다.

초등학생 때부터 컴퓨터를 잘 다룬 김군은 인터넷을 통해 중국에서 구한 디도스 프로그램을 직접 손봤다.

개인 컴퓨터를 감염시켜 좀비 PC로 만들어 공격용으로 활용하는 기존기능에 컴퓨터를 외부에서 조종하고 엿보는 기능을 더해 악성 프로그램을 만들었다.

김군은 이 디도스 프로그램을 음란동영상에 숨겨 파일공유 사이트를 통해 유포해 좀비 PC 1천여 대를 만들기도 했다.

의기양양해진 김군은 자신이 개조한 디도스 프로그램을 다른 사람들에게 팔려다 경찰에 덜미가 붙잡혔다.

불구속 입건된 조사를 받던 김군은 경찰들에게 깜짝 놀랄 사실을 털어놨다.

얼마 전 디도스프로그램을 사겠다고 접근한 사람이 협박문자를 보내더니 자신의 집 주소를 어떻게 알았는지 찾아와 협박한 뒤 현금 200만원과 자신이 가지고 있던 좀비 PC 목록까지 빼앗아 갔다는 것. 경찰은 서둘러 수사에 나섰다.

김군은 이름 모를 협박범이 자신의 인터넷 아이디만 알고 있을 텐데 집 주소까지 알고 찾아왔다며 분명 경찰이나 공무원이 아닐까 생각한다고 진술했다.

김군의 추측은 얼추 들어맞았다.

박모(24)씨 등 공익근무요원이 포함된 협박범 3명은 김군의 아이디를 이용해 김군 아버지의 주민등록번호를 알아냈다.

이들은 다른 고교생 해커에게 도움을 청해 인터넷 아이디만으로 손쉽게 주민등록번호를 파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주민등록번호를 전남 목포의 한 동사무소에서 공익근무요원으로 근무하는 김모(24)씨가 정부전산망을 이용, 김군의 집 주소를 알아낸 뒤 지난 1월 28일 일당 3명이 김군을 찾아갔다.

김군의 집앞에서 몇 시간을 기다리던 박모(22)씨 일당은 귀가하던 김군을 보자마자 협박해 김군의 형과 함께 목포의 한 모텔로 데려갔다.

모텔 앞 은행에서 200만원을 찾게 해 갈취하고 김군이 가지고 있던 좀비 PC목록도 빼앗았다.

이들은 김군에게서 좀비 PC운영방법을 모텔에서 하루 동안 배우기도 했다.

박씨 일당 3명은 공익근무요원이 빼낼 수 있는 개인정보와 좀비 PC를 통해 엿본 내용으로 다른 범죄를 저지르려 했던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다.

경찰은 악성프로그램 유포 사실을 신고하겠다고 김군을 협박해 좀비 PC 목록 1천여 대와 현금 200만원을 빼앗은 혐의로 박씨 등 일당 3명도 불구속 입건했다.

그리고 김군도 디도스 프로그램을 만들어 판매한 혐의로 함께 입건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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