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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 학교 33곳 턴 30대 구속…”출입제지 없었다”

수도권 학교 33곳 턴 30대 구속…”출입제지 없었다”

입력 2013-04-24 00:00
업데이트 2013-04-24 1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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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쪽에선 교육장 순시…한쪽에선 괴한 침입

수도권 학교 30여곳에서 영양사용 탈의실을 턴 혐의로 구속된 30대가 학교를 제집처럼 드나드는 사이 출입을 제지한 학교는 없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당국이 지난해 학교 안에서 발생하는 각종 범죄를 막기 위해 외부인 출입을 통제하는 가이드라인을 만들어 배포했지만 일선 학교의 안전불감증 앞에선 유명무실했다.

지난 15일 오전 11시께 김모(31)씨가 경기 성남시 수정구 A중학교 정문을 통과해 급식실로 향했다.

건물 출입구 옆에는 “용무가 있을 시 행정실을 경유하라”는 문구가 있었지만 무시하면 그만이었다.

당시 학교에는 성남교육지원청 교육장이 방문해 학교 관계자들 상당수가 운영상황을 브리핑하는 자리에 참석해 있던 차였다.

자연스럽게 실내화까지 갈아신고 급식실쪽으로 들어간 김씨는 점심준비로 영양사 등이 바쁜 틈을 타 급식실 옆 탈의실에서 지갑을 훔쳐 나오다 직원들에게 들켰다.

도주하던 김씨를 체육수업 중이던 교사가 붙잡으면서 사건은 일단락됐다.

하지만 김씨가 지난 4년여간 서울, 경기일대 학교 30여곳을 제집 드나들듯 하며 절도행각을 벌인 사실이 드러나면서 학교의 안전불감증이 도를 넘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지난해 교육부는 학교내 어린이를 대상으로 한 성범죄 등을 막기 위해 외부인 출입 가이드라인을 제작, 일선 학교에 배포했다.

지침에는 일과시간 중 출입문을 폐쇄해 외부인의 출입을 통제하고, 용무가 있는 경우 행정실이나 경비실을 경유해 인적사항을 기록한 뒤 출입증을 받도록 하고 있다.

그러나 일부 학교들은 지침을 무시한 채 교문과 건물 출입문을 개방하고 있다가 김씨에게 속수무책으로 당했다.

경찰 한 관계자는 “김씨는 정문을 통과할 때 제지받은 경우는 없었다고 진술했다”며 “학교 안 영양사용 탈의실을 타깃으로 삼은 이유로 ‘안들키고 훔쳐 나오기 편해서’라고 답했다”고 전했다.

사정이 이런데도 교육당국은 출입통제 가이드라인이 본격 시행된 지난달부터 지금까지 이행여부 실태조사를 단 한번도 하지 않았다.

경기도교육청 한 관계자는 “학교 안전문제를 담당할 인력도, 그것을 관리감독할 인력도 없어 안전조치가 허술한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또 “반면 일선 학교들이 학생 안전문제로 교문을 폐쇄했다가 주민과 학부모의 반대 민원에 부딪힌 사례도 적잖게 보고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도내 2천262개 학교 가운데 배움터지킴이 등 학생보호인력이 배치된 곳은 전체의 71.4%인 1천615개교에 불과한 것으로 집계됐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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