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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억여원 드는 복제견 생산비 4600만원으로 절감”

“1억여원 드는 복제견 생산비 4600만원으로 절감”

입력 2013-07-25 00:00
업데이트 2013-07-25 0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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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수목적견 복제하는 국립축산과학원 류재규 수의연구관

“개(犬) 복제 기술이 발전하면 통관·검역 등 정부 업무뿐 아니라 맹인안내견 등 민간 영역에서도 많은 이득이 될 것입니다.”
류재규 국립축산과학원 수의연구관
류재규 국립축산과학원 수의연구관


농촌진흥청 산하 국립축산과학원의 류재규(40) 수의연구관이 최근 1년간 13마리의 복제견을 탄생시켜 화제가 되고 있다. 특히 복제견 기술로 마리당 1억 3000만원에 이르는 특수목적견의 생산 단가를 4600만원으로 65%나 낮췄다. 특수목적견은 마약 탐지견, 폭발물 탐지견, 인명 구조견 등 정부 기관에서 특수 목적으로 활동하는 개를 말한다.

류 연구관이 처음으로 생산한 복제견 2마리는 소방방재청에서 인명 구조견으로 활약하고 있다. 2008년 중국 쓰촨성 지진, 2010년 아이티 지진, 2011년 동일본 대지진 등에서 활약하다 나이 들어 은퇴한 ‘백두’의 체세포를 물려받았다. 경찰과 육군의 폭발물 탐지견으로부터 체세포를 받은 5마리는 폭발물 탐지견으로 보냈다. 농림축산검역본부에서는 복제견 1마리가 검역 탐지견으로 활동하고 있다.

“현재 보살피고 있는 5마리의 복제견도 곧 경찰과 육군으로 보낼 예정입니다. 보통 2~3개월 정도는 이곳에서 보살피고, 이후에는 각 정부 기관으로 가서 특수훈련을 받으며 길러집니다.”

류 연구관은 “특수목적견으로 길러내기 위해 아무리 종자가 좋은 새끼들을 데려와 특수훈련을 시키더라도 실제 테스트에 합격하는 비율은 10마리 중 2~3마리에 불과하다”면서 “반면 복제견은 2~3개월 자란 후 특수훈련을 시키면 100% 현장에 투입되기 때문에 생산 비용이 절반 이하로 줄어들게 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개는 다른 동물과 비교해 복제하면 우수한 유전 능력이나 성품을 물려받는 특징이 있다”고 했다.

하지만 개의 복제가 쉽지만은 않다. 세계에서 우리나라만 성공한 기술이다. 류 연구관은 “복제견은 성숙한 난자와 기존 우수견의 귀에서 떼어 낸 체세포를 결합시킨 후 대리모인 개에게 주입해 탄생한다”면서 “하지만 개는 미숙한 난자를 생산하는 특징이 있기 때문에 성숙도를 파악하기가 힘들다”고 말했다. 아직 복제견의 임신율이 15~20%에 달해도 실제로 태어나는 확률은 2~3%에 불과한 이유다.

류 연구관은 “우수 특수목적견의 귀 세포를 떼어 성숙한 난자와 결합시키는 기술을 한 단계 더 발전시키는 것이 과제”라고 말했다.

세종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2013-07-25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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