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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급조치’ 피해자들 배상금으로 인권기금 조성

‘긴급조치’ 피해자들 배상금으로 인권기금 조성

입력 2013-12-23 00:00
업데이트 2013-12-23 1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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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신 시절 민주주의를 위해 싸우다 옥고를 치른 청년들이 30여년이 지나 받게 된 국가 배상금으로 인권기금을 만들기로 했다.

소감 말하는 긴급조치9호 피해자들 23일 오후 서울 중구 정동 달개비에서 열린 ‘아시아 민주주의와 인권 기금 협약식’에서 조희연 성공회대 교수(오른쪽에서 두번째)가 소감을 말하고 있다.  연합뉴스
소감 말하는 긴급조치9호 피해자들
23일 오후 서울 중구 정동 달개비에서 열린 ‘아시아 민주주의와 인권 기금 협약식’에서 조희연 성공회대 교수(오른쪽에서 두번째)가 소감을 말하고 있다.
연합뉴스
23일 시민사회단체들에 따르면 조희연 성공회대 사회과학부 교수를 주축으로 한 긴급조치 9호 피해자 6명은 국가로부터 받은 민·형사 배상금으로 ‘아시아민주주의와 인권 기금’을 조성하기로 했다.

조 교수와 더불어 김준묵 전 스포츠서울 회장, 김종수 도서출판 한울 대표, 변재용 한솔교육 대표이사, 하석태 전 경희대 교수와 익명을 요구한 1명이 발의자로 참여했다.

아름다운 재단이 이들로부터 배상금을 기탁받아 기금을 운용하는 형태이다. 이 기금은 국내외 민주주의 발전을 위한 용도로 쓰일 예정이다.

발의자 6명이 기금 종자돈으로 내놓은 배상금은 모두 5억5천여만원이다. 이들은 국가 배상금을 아직 지급받지 않았지만 먼저 해당 금액에 자발적 기부금을 더해 기금으로 출연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또 기금 출연 대상을 긴급조치 9호 피해자에서 일반 시민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벌써 15명가량이 소액이지만 배상금 기탁을 약속했다.

재단과 조 교수 등은 한국 민주화운동의 정신을 살려 아시아 민주주의와 인권을 증진하기 위한 직접적인 활동 지원과 연구조사, 캠페인 등을 계획하고 있다

아울러 시민사회 역량 강화 사업도 벌인다. 교육사업, 인권 활동가 및 고문 피해자 지원 등의 안이 거론되고 있다.

기금 출연자들은 이날 오후 1시 서울 정동 달개비 콘퍼런스 하우스에서 아름다운 재단과 기금 협약식을 개최했다.

예종석 아름다운재단 이사장은 이날 “젊은 시절 희생의 대가로 받은 귀한 보상금을 아낌없이 쾌척해줘 고맙다”며 “여섯 분의 모범이 하나의 밀알이 돼 앞으로 많은 분이 참여할 줄로 안다”고 말했다.

조 교수는 “30여년 전 민주화 운동을 할 때 독일과 일본 등 외국의 지원이 많았는데 이젠 그 도움을 다시 돌려줄 때가 된 것 같다”며 “국내뿐 아니라 국경을 아울러 민주주의와 인권으로 고통받는 자들을 도울 것”이라고 화답했다.

그는 이어 “최근 민주화 정신이 일간베스트 등에서 왜곡·폄하되는 것을 보며 마음이 아팠다”며 “하지만 일베가 누리는 이러한 표현의 자유마저도 지난 민주주의 투쟁의 성과라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조 교수는 서울대 사회학과 4학년이던 1978년 5월 ‘유신헌법 철폐’ 유인물을 제작·배포했다가 긴급조치 9호 위반 혐의로 기소돼 이듬해 징역 2년과 자격정지 2년을 선고받았다.

그는 올해 4월 긴급조치 9호가 무효라는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이 나오자 재심을 청구해 지난 7월 무죄 판결을 받았다.

나머지 발의자들 역시 1978∼1979년 긴급조치 9호 위반으로 구속돼 3∼10개월 복역한 바 있으며, 조 교수의 제안으로 기금 조성에 참여하게 됐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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