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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양·남해서도 기름띠 발견…수십㎞까지 오염 확산

광양·남해서도 기름띠 발견…수십㎞까지 오염 확산

입력 2014-02-02 00:00
업데이트 2014-02-02 1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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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천여명 나서 3일째 방제작업…여수해경, 3일 중간 수사결과 발표

지난달 31일 전남 여수시 낙포동 원유2부두에서 사고로 유출된 기름을 제거하는 작업이 3일째 계속됐으나 얇게 형성된 유막이 사고 현장에서 수십㎞까지 퍼진 것으로 나타나 오염 확산이 우려되고 있다.

2일 여수해양경찰서에 따르면 이번 사고 지점을 중심으로 주요 피해 구역인 길이 4㎞, 폭 1㎞에 이르는 해상에서의 방제 작업은 70% 이상 제거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2일 오전 전남 여수시 삼일동 신덕마을에서 마을 주민과 해경, 군인, 시청직원들이 파도에 밀려온 기름을 제거하느라 안간힘을 쓰고 있다. 연합뉴스
2일 오전 전남 여수시 삼일동 신덕마을에서 마을 주민과 해경, 군인, 시청직원들이 파도에 밀려온 기름을 제거하느라 안간힘을 쓰고 있다.
연합뉴스
◇사고 경위

여수해경에 따르면 사고를 낸 유조선은 지난해 12월 9일 영국 하운드포인트항에서 원유 27만8천584t을 싣고 출발했다.

지난달 30일 오전 6시 30분께 여수시 남면 소리도 동쪽에 머무르다 이튿날인 31일 오전 8시 15분께 도선사 승선 후 여수시 낙포동 원유 2부두에 배를 대던 중이었다.

GS칼텍스 전용부두인 원유2부두에는 수심 때문에 육지에서 200여m 떨어진 해상에 접안시설을 만들고 이곳에 유조선이 접안하면 움직이는 송유관인 ‘로딩암’(loading arm)으로 유조선과 송유관을 연결해 기름을 보내게 된다.

GS칼텍스 측 관계자는 사고 당시 해당 유조선은 원래대로라면 접안선 4대의 도움을 받아 부두에 정박해야 하지만 부두를 100여m 앞두고 갑자기 진로에서 왼쪽으로 약 30도가량 벗어나 돌진했다고 이날 현장을 방문한 윤진숙 장관에게 설명했다.

자동차 급발진 사고처럼 속도를 높여 돌진하던 유조선이 두 해상 잔교 사이를 지나 원유 하역 배관을 지지하는 해상 구조물인 ‘돌핀’ 6개 중 3개를 들이받아 사고가 났다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원유배관에서 기름이 유출되기 시작했다. GS칼텍스 측이 원유 배관을 잠그는 조치를 했으나 배관 속에 남아 있던 원유가 바다로 유출됐다.

◇피해 상황

사고가 나자 송유관 속에 남아 있던 기름이 유출되면서 조류를 타고 바다 쪽으로 급속히 퍼져 나갔다.

현재 해상의 굵은 기름띠는 대부분 제거한 상황이지만 사고 현장 인근의 묘도에서 국동항 구간 등지에서 엷은 유막이 분포하고 오천동 앞 해상과 모사금 해수욕장 부근에서도 엷은 갈색의 유막과 검은색의 5∼50m 기름띠가 나타나기도 했다.

여수해경은 현재 해양 오염이 사고 해역으로부터 남쪽으로 약 길이 4km, 폭 1km 범위에 부분적으로 기름띠가 형성된 것으로 파악했다.

그러나 사고 현장에서 위로는 삼일동부터 아래로는 해양경찰교원까지의 해변 약 10㎞ 정도에서 오염도가 심각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인근 광양항의 광양 컨테이너부두와 광양제철소 원료부두·제품부두 등지에서도 얇은 유막 형태의 기름띠가 형성돼 이날 광양시 공무원과 어민 등 70여명이 나서 제거 작업을 벌였다.

더구나 경남 남해시의 남해대교 부근에서도 기름띠가 발견되는 등 이번 사고 발생지에서 수십㎞까지 확산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사고현장에서 약 2㎞가량 떨어진 신덕마을 해변에는 조류에 밀려든 기름이 바위와 모래 등에 들러붙으면서 어장을 황폐화하고 있다.

현재 신덕마을에는 어촌계 135가구를 비롯해 모두 260여가구의 어민들이 120여㏊의 공동어업 구역에서 바지락 등 패류, 미역·톳 등 해초류, 우럭 등을 주로 양식하고 있다.

어민들은 이번 기름유출 사고로 신덕마을 해안에서만 최소한 8천여만원의 손실을 예상하고 있으며, 바위와 모래에 붙은 기름 찌꺼기를 제거하더라도 오염으로 말미암은 2차 피해가 더 클 것으로 보고 있다.

◇방제 작업

여수해경은 사고 3일째인 이날도 해경 경비정과 방제함 20여척을 비롯해 여수시와 항만청, 해양환경관리공단, 민간 폐유수거 업체 등 모두 70여척의 배를 동원해 오염 흡착포를 뿌리고 기름 묻은 흡착포를 거둬들이는 등의 방제활동을 계속했다.

이날 여수시청 소속 등 공무원 400여명을 비롯해 군인, 방제업체 직원 등 모두 1천여명의 인력이 나서 피해가 가장 큰 신덕마을 해변을 중심으로 방제 활동을 벌였다.

신덕마을 어촌계 주민들도 어선을 동원해 방제에 나서는 한편 바위와 모래에 들러붙은 기름찌꺼기를 흡착포와 걸레 등으로 닦아내는 ‘갯닦기 작업’을 이어갔다.

특히 여수해경은 유막이 산발적으로 넓게 형성돼 있어 여수 인근 해양경찰서 8곳(울산, 부산, 통영, 창원, 완도, 목포, 군산, 제주 등)의 방제정과 3천t급 대형 경비함정 등 총 40여척의 경비함정을 신덕마을 해안 주변에 추가 투입했다.

여수해경은 이날 현재까지 이틀 동안의 방제작업으로 유출된 기름의 70% 이상을 회수한 것으로 보고 있다.

◇해경 수사와 대처 방향

여수해경은 사고의 정확한 원인과 원유 유출량 등의 조사를 위해 유조선 선장 등 관계자와 탑승했던 도선사, GS칼텍스 관계자 등을 불러 조사를 벌이고 있다.

사고 당시 접안을 하던 유조선이 100여m를 앞두고 어떤 이유로 원래 속도와 방향을 벗어나 빠른 속도로 송유관 지지 구조물을 들이받았는지를 밝히는 것이 수사의 핵심이다.

해경은 유조선에 탑승한 도선사가 일반적인 접안 항로를 벗어나 빠른 속도로 ‘돌진’하는 과정에서 제대로 역할을 수행했는지를 꼼꼼히 따지고 있다.

이와 함께 여수해경은 여수항의 연안해상교통관제소(VTS)와 부두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는 해무사 등의 과실 여부도 함께 살펴보고 있다.

여수해경은 3일 오전 10시 2층 중회의실에서 이번 사고에 대한 중간 수사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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