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컴퓨터 수리 맡겼더니 더 고장? 악성코드 설치한 업체 대표 등 입건

컴퓨터 수리 맡겼더니 더 고장? 악성코드 설치한 업체 대표 등 입건

입력 2014-04-09 00:00
업데이트 2014-04-09 1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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컴퓨터 수리를 맡겼더니 악성코드를 깔아 수리비를 덤터기 씌운 컴퓨터 수리업체 대표와 일당이 경찰에 덜미를 잡혔다.

서울 청담동의 조경업체 대표 조모(28)씨는 지난해 10월 컴퓨터 속도가 느려지자 유명 컴퓨터 수리업체 기사를 불렀다. 수리를 마친 기사는 “바이러스가 많아 문제가 심각하다. 곧 큰 고장이 날 수 있다”고 말했고, 실제로 얼마 뒤 컴퓨터는 부팅조차 되지 않았다. 설계도면 등 중요한 정보가 날아갈 위기에 처한 조씨는 기사가 요구하는 624만원을 다 주고 컴퓨터를 고쳤다. 그런데 이게 사기였다.

서울 수서경찰서는 고객이 수리를 맡긴 컴퓨터에 부팅 방해 프로그램을 깔아 문제를 일으킨 뒤 고액의 수리비를 챙긴 혐의(사기 등)로 모 업체 전 대표 이모(31)씨 등 4명을 구속하고, 현 대표 정모(34)씨와 수리기사, 콜센터 직원 등 62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이들이 범행에 활용한 ‘MBR(Master Boot Record) 위저드’프로그램은 컴퓨터 부팅을 관할하는 하드 디스크 영역을 숨기거나 삭제하는 악성 프로그램. 이 업체 수리기사들은 고객 컴퓨터에 이를 몰래 설치해 고장 신고가 들어오면 부트 영역을 되살려주고 돈을 챙겼다. 간단한 프로그램으로 컴퓨터 관련 지식이 부족한 고객들을 농락한 것이다.

경찰에 따르면 이 업체는 이런 수법으로 지난해 6월부터 지난달까지 1만 300명에게 21억 5800여만원을 뜯어냈다. 유명 대학병원, 학교, 법무법인, 회계법인 등도 속았다. 이들은 환자 진료내역과 학사 정보 등 중요한 정보가 담긴 컴퓨터도 가리지 않았고, 심지어 송곳으로 컴퓨터 전원부 단자를 찍어 손상시킨 뒤 부품비 15만~20만원을 챙기기도 했다.

조사 결과 2008년 경기 성남시에 업체를 설립한 전 대표 이씨는 현 대표와 함께 직원들에게 범행을 지시했다. 수리담당 팀장은 기사들에게 삭제 프로그램 사용법을 교육했다. 기사들은 월 최고 1300만원의 부당이득을 챙겼다. 실제 이들은 PC정비사 등 컴퓨터 관련 자격증조차 없었고, 동종업계 근무경력도 1~3년에 그쳐 전문성이 떨어지는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업계의 오랜 관행”이라는 진술을 확보, 업계 전반으로 수사를 확대할 방침이다. 컴퓨터 수리 사기에 네티즌들은 “컴퓨터 수리 사기, 어이없다”, “컴퓨터 수리 사기, 사기꾼들 많네”, “컴퓨터 수리 사기, 고장나서 맡긴 우리집 컴퓨터도 혹시?” 등의 반응을 보였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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