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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숙자에 호의베푼 교포사업가 속옷 빼고 몽땅 털려

노숙자에 호의베푼 교포사업가 속옷 빼고 몽땅 털려

입력 2014-05-26 00:00
업데이트 2014-05-26 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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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숙생활을 한 적 있는 40대 재외 교포가 한 노숙자에게 호의를 베풀었다가 소지품을 몽땅 털리는 황당한 경험을 했다.

24일 오전 9시께 부산시 사상구 괘법동의 한 호텔에서 잠이 깬 김모(42)씨는 소지했던 금품이 모두 사라진 것을 발견하고 경찰에 신고했다.

입고 있던 속옷만 빼고 현금 150만원, 의류, 신발, 여행용 가방 등 249만원 상당이 감쪽같이 없어졌다.

남미에서 사업을 하는 그는 전날 밤에 한 노숙자와 술을 마셨는데 그게 화근이었다.

10여년 전 남미로 건너가 사업으로 성공한 김씨는 이민 간 후 처음으로 최근 귀국했다.

부산의 한 기업에 특허기술지원료를 지급하고 필요한 기술을 전수받기 위해서였다.

김씨는 이날 일을 마친 뒤 편의점에 들렀다가 우연히 노숙자 노모(49)씨와 만났다.

김씨는 남미로 떠나기 전 사업이 망하는 바람에 6개월간 노숙생활을 한 적이 있었다.

노씨의 처지를 안타깝게 여긴 김씨는 편의점에서 술을 사서 1시간 정도 마시면서 이야기를 나누다가 노씨의 고향이 전남 순천임을 알게 됐다.

때마침 주말에 순천으로 여행갈 계획을 세웠던 김씨는 같이 가자고 제안했고 양주를 산 뒤 숙소인 호텔로 술자리를 옮겨 만취한 뒤 잠이 들었다.

김씨는 사업실패로 어렵게 지낸 옛 기억이 떠올라 노씨에게 고향으로 돌아가는 게 좋지 않겠느냐며 술과 잠자리를 제공하며 호의를 베풀었지만 뒤통수를 맞은 셈이었다.

김씨의 소지품을 몽땅 털어나온 노씨는 훔친 돈으로 신발과 옷을 새로 사입고 서울로 달아나려고 시외버스터미널에서 표를 끊고 기다리다가 잠이 들어버렸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터미널 주변을 탐문하다가 노씨를 검거하고 현금 30만원을 압수했다.

김씨는 “노숙했던 옛 생각이 나서 호의를 베풀었는데 황당할 뿐이다”면서 “신고해도 하세월인 남미 경찰과 달리 반나절 만에 범인을 붙잡는 한국경찰의 실력에 놀랐다”고 말했다.

경찰은 노씨를 절도혐의로 입건해 조사한 뒤 구속영장 신청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라고 26일 밝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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