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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 리조트 참사 100일 여전히 아물지 않은 상처

경주 리조트 참사 100일 여전히 아물지 않은 상처

입력 2014-05-26 00:00
업데이트 2014-05-26 1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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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차례 수술 장모 양 등 4명 아직 병원치료 중160명 지속적 심리치료 필요

경주 마우나리조트 체육관 붕괴 참사가 발생한 지 100일이 다 됐지만 장모(19) 양은 여전히 엄청난 고통 속에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지난 2월 17일 신입생 오리엔테이션 도중 체육관 건물이 무너지면서 부산외대 학생 등 10명이 목숨을 잃고 128명이 다쳤다.

장 양은 당시 다리뼈가 완전히 부서진 상태에서 극적으로 구조됐고, 울산대병원에서 8차례의 응급수술을 받으며 고비를 넘기는 듯 했다.

하지만 다리의 조직과 세포가 부분적으로 죽는 괴사가 계속 나타나면서 서울의 대형병원에서 14차례의 수술을 더 받는 등 모두 22차례나 수술을 받아야 했다.

앞으로도 몇 차례 더 수술을 받아야 할지 기약이 없는 처지이다.

장양 외에도 아직 병상에 있는 학생이 3명 더 있다.

김모(19)양 등 2명은 척추에 손상, 이모(19) 양은 다리 신경이 회복되지 않아 재활 치료를 받고 있다.

부모들은 혹시라도 장애가 남게 될까 봐 속이 까맣게 타들어 가고 있다.

27일이면 참사 100일째가 되지만 이렇듯 피해자들의 상처는 아물지 않고 있다.

사고로 딸·아들을 잃은 유가족 대부분은 정신과 약에 의존해 하루를 버티고 있다.

고 김진솔(19)양의 아버지 판수(53)씨도 벌써 석달째 치료를 받고 있다.

하루 3알의 약에 수면제와 신경안정제가 없으면 잠을 못 이룰 정도다.

그는 “약기운으로 멍하니 있는 시간이 길어지다가도 갑자기 어디선가 ‘아빠’하고 부르는 딸의 목소리가 들려 정신을 차린다”면서 “이 사회는 내 딸과 끔찍한 사고를 벌써 잊은 것 같아 두렵다”고 말했다.

사고를 경험한 학생들도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를 호소하고 있다.

불면증, 불안감과 함께 사고환경과 비슷한 장소만 가도 날카롭게 신경을 곤두세운다.

학생의 심리치료를 전담한 부산시 재난심리지원센터는 사고 발생 직후부터 약 40일 동안 인제대 백병원에 있던 센터 상담인력을 모두 부산외대에 투입해 학생들을 집중 치료해왔다.

당시 고위험군으로 분류된 학생만 259명이었고, 각종 검사와 함께 정기적인 상담 치료가 이뤄졌다.

이후 3월 말 재난심리지원센터 집중 치료가 끝난 뒤에는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 증상을 간헐적으로 보이는 160여명에 대해 연락을 유지하면서 비정기적인 상담 치료를 하고 있다.

배정이 부산시 재난심리지원센터장은 “6월 말께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번 더 검사를 진행한 뒤 증상 정도에 따라 치료방법을 달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부산시재난심리지원센터와는 별개로 대한소아정신의학회 전문의 2명도 매주 수요일과 목요일 학교를 찾아가 학생들을 대상으로 상담활동을 하고 있다.

아직 보험금 문제는 해결되지 않은 상황이다.

부산외대가 만약의 사고를 대비해 5억원짜리 배상책임보험을 D사에 들었지만 지난달 해당 보험사가 보험금을 지급할 수 없다고 통보하면서 결국 소송으로 비화했다.

보험사는 “신입생 오리엔테이션이 학교장 허가나 교직원의 인솔 없이 이뤄졌기 때문에 배상책임이 없고, 또 유족들이 마우나리조트 측으로부터 법률상 손해액 이상의 배상금을 지급받았으므로 이중배상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정용각 부산외대 부총장은 “학교 과실 여부와 상관없이 오리엔테이션 사고에 대해서는 보험이 적용돼야 한다”면서 “유족의 입장을 최대한 배려해 보험금을 받을 수 있도록 최대한 조치할 것”이라며 이달 중순 보험사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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