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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기호 2번”…이젠 아니올시다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기호 2번”…이젠 아니올시다

입력 2014-05-27 00:00
업데이트 2014-05-27 1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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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강구도 재편 광주시장 선거 앞둔 지역 민심”새정치민주연합 전략공천 실망”…”미워도 다시 한번” 호각세”당적 달라도 그 사람이 그 사람”…정책 선거 기회

6·4 지방선거를 8일 앞둔 27일 광주의 민심은 예측을 허용하지 않는 초박빙 판세에 차츰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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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정치민주연합 윤장현 광주시장 후보와 구청장, 시의원, 구의원 후보들이 27일 오전 광주 동구 금남로 금남공원에서 ’광주 혁신선언’을 하고 필승을 다짐하고 있다. 연합뉴스
새정치민주연합 윤장현 광주시장 후보와 구청장, 시의원, 구의원 후보들이 27일 오전 광주 동구 금남로 금남공원에서 ’광주 혁신선언’을 하고 필승을 다짐하고 있다.
연합뉴스


그동안 결과가 뻔해 싱겁기만 했던 광주시장 선거는 새정치민주연합의 전략공천에 대한 반발로 ‘(옛)민주당 공천은 곧 당선’이라는 등식을 더는 쉽사리 허용하지 않을 형국이다.

새정치민주연합 윤장현 후보와 무소속 강운태·이용섭 후보의 삼자대결이 강·이 후보간 단일화에 ‘윤(尹)과 강(姜)’의 양강구도로 압축된 가운데 시민들은 ‘박빙 대결’, ‘격전’ 등 생소한 풍경으로 펼쳐진 판세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시민들은 결과 예측은커녕 스스로도 표심을 아직 굳히지 못한 경우가 많아 이번 선거는 역대 가장 흥미있는 광주시장 선거 중 하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26일 단일화를 ‘매끄럽게’ 성사시킨 강 후보 측은 일단 좋은 흐름을 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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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오후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무소속 단일후보 기자회견에서 단일후보로 확정된 강운태 후보(왼쪽)가 이용섭 후보와 손을 잡고 기자회견장을 떠나고 있다. 연합뉴스
26일 오후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무소속 단일후보 기자회견에서 단일후보로 확정된 강운태 후보(왼쪽)가 이용섭 후보와 손을 잡고 기자회견장을 떠나고 있다.
연합뉴스


광주 동구 금남공원 앞에서 만난 김영수(67·자영업)씨는 27일 “강 후보와 이 후보가 오랜 라이벌이어서 단일화를 할 수 있을까 싶었는데 통 크게 한쪽이 양보하는 모습이 보기 좋았다”며 “유력한 두 후보가 힘을 합치면 아무래도 유리하지 않겠느냐”고 예측했다.

그동안 아낌없는 지지를 보내온 새정치민주연합의 ‘일방통행’식 공천에 대한 실망감을 호재로 활용하고 단일화 상대방인 이 후보 측 지지층을 온전히 흡수하는 등 강 후보에게 과제를 제시한 시민도 있었다.

택시기사 김지웅(52)씨는 “광주시장 후보를 내면서 시민의 뜻을 제대로 묻지도 않는 것을 보고 광주시민은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2번’을 찍어줄 것이라는 새정치민주연합의 오만을 읽을 수 있었다”며 “남은 선거기간 누가 진정한 새정치를 하고, 지역을 위해 봉사할 수 있는지 냉정하게 평가하겠다”고 다짐했다.

시민 조웅천(71)씨는 “목욕탕에서 자주 만나는 동네 지인들끼리도 강 후보 지지와 이 후보 지지자로 갈렸었는데 어제 두 후보가 단일화 후 포옹하는 모습이 좋게 보였다”며 “목욕탕 단골들도 이제 등돌리고 목욕하지 않아도 될 것 같다”고 강 시장에게 낙관적인 전망을 내놓았다.

그러나 전략공천도, 단일화도 서로의 목적을 달성하려는 정치행위일 뿐 본질적인 차이를 느끼기 어렵다는 여론도 있었다.

주부 이수연(34·여)씨는 “시민 합의없는 전략공천으로 후보가 된 인물이 최선이 아니라고 해서 기득권 다툼에서 탈락해 당을 떠난 인물이 최선이 되는 것은 아니다”며 “선거 때마다 등장하는 후보 단일화는 전략적인 선택일 뿐 전혀 새로워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미워도 다시 한 번’. 전략공천 파동으로 파괴력은 약해졌지만 윤 후보의 뒤에 버티고 있는 당과 안철수 공동대표에 시선을 두는 유권자도 여전하다.

시민운동 경험 등 윤 후보의 상대적 참신함에도 시민들은 높은 점수를 주고 있다.

회사원 김성율(52)씨는 “2017년 대선까지 바라보고 투표할 것”이라며 “미우나 고우나 여당으로부터 야당이 정권을 가져왔으면 하는 바람이고 아직 그 선두주자로 안 대표만한 인물은 없는 것 같다”고 평가했다.

대학생 김소은(22·여)씨는 “전략공천에 대한 비난이 크지만 전신인 민주당을 포함해 새정치민주연합이 최근 몇년간 시민을 실망시킨 것이 비단 이번뿐이냐”며 “현재 당적만 다를 뿐 근본은 같은 것같아 그나마 참신한 인물에 눈길이 간다”고 밝혔다.

야당 프리미엄이 약해지면서 이번 선거는 어느 때보다 당이 아닌 정책 중심의 선택을 하는 유권자가 많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생애 첫 투표를 앞둔 대학생 최승범(19)씨는 “뉴스에서 자주 나오는 윤장현·강운태 두 후보가 상대적으로 친숙하기는 하지만 이들의 지향까지는 아직 파악하지 못했다”며 “제3의 후보들까지 포함해 공약을 면밀히 살펴보고 가장 기대할 만한 인물에게 한 표를 던질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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