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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종자 가족에게 ‘헌신’했던 진도 경찰관이 왜…

실종자 가족에게 ‘헌신’했던 진도 경찰관이 왜…

입력 2014-06-27 00:00
업데이트 2014-06-27 1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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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들과 동고동락하더니 그 아픔 껴안았나”

“○○아빠야, 이렇게 해야지.”

전남 진도군 실내체육관에서 사복을 입은 한 경찰관이 실종자 가족들에게 마치 오래 만난 친구나 형인 양 ‘반말’로 부탁을 한다.

그는 A경위로, 지난 4월 16일 세월호 침몰 비보를 듣고 가족들이 진도 현지를 찾은 뒤부터 거의 날마다 현장을 지키며 이들 가족과 동고동락했다.

때로는 분노와 좌절에 울부짖는 실종자 아버지를, 때로는 상실감과 그리움에 밥을 못 뜨는 어머니 옆을 지키며 밤늦게까지 술잔을 기울이고, 저녁밥을 한 상에서 먹었다.

그런 A경위가 지난 26일 오후 9시 26분께 전남 진도군 진도대교에서 울돌목 거센 조류에 몸을 던졌다.

울돌목의 거센 조류는 그를 어디론가 멀리 흘려보낸 듯 해경 등이 수색을 펼치고 있지만 사건발생 12시간이 훌쩍 지난 현재까지 발견되지 않고 있다.

무엇이 그를 진도대교에서 뛰어내리게 했을까.

그는 투신 전에 동료 경찰관과의 카카오톡 단체방에 술병 사진을 올리고 “죽고 싶다”는 말을 남겼다고 한다.

동료들은 최근 승진심사에서 탈락한 그가 괴로워했다고 전했고, 세월호 참사 수습현장에서 그를 지켜본 사람들은 가족들의 아픔을 함께 껴안은 그가 평소 격무 등으로 스트레스를 호소해왔다고 전했다.

그를 지켜본 한 해양 경찰 직원은 “본인보다 나이 어린 실종자 가족들에게 반말할 정도로 친한 관계자는 그분밖에 없었을 것이다”며 “그만큼 실종자 가족들과 가까이 지냈다”고 전했다.

그는 또 실종자 가족들의 고충을 해경, 범정부사고대책본부에게 전달하는 ‘메신저’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태까지 찾지 못한 11명 실종자의 가족들은 A경위의 소식에 또다시 무거운 슬픔에 잠겼다.

한 실종자 가족은 “얼마나 많은 사람을 더 떠나보내야 하느냐?”며 하늘을 바라보며 한탄하기도 했다.

실종자 가족들은 범정부사고대책본부 본부장을 맡고 있는 이주영 해양수산부 장관을 찾아가 그동안 가족들에게 헌신한 A경위에 대한 공상처리를 당부하기도 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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