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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년 만에 마라톤 502회 완주 박창기 씨

15년 만에 마라톤 502회 완주 박창기 씨

입력 2014-06-27 00:00
업데이트 2014-06-27 1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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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전 대회 100% 완주, 달린 거리 합치면 지구 반 바퀴”마라톤은 정직한 사회 만드는 데 기여하는 운동”

마라톤 입문 15년 만에 풀코스(42.195㎞) 263회, 100㎞ 등 울트라코스(63㎞이상) 40여회, 하프코스(21.0975㎞) 170여회 등 무려 502개 대회에 도전, 100% 완주한 ‘철각’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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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년간 마라톤 502회 완주한 박창기 씨
15년간 마라톤 502회 완주한 박창기 씨 15년간 마라톤 502회에 도전해 모두 완주하는 기록을 세운 ’철각’ 박창기(55) 한전 서부산전력소 송전팀 과장이 연합뉴스와 인터뷰를 하며 파이팅 포즈를 취하고 있다. 연합뉴스
주인공은 한전 부산울산지역본부 서부산전력소 송전팀에 근무하는 박창기(55) 과장으로, 그의 마라톤 도전과 사랑의 열정은 보통 사람의 상상을 뛰어넘는다.

”1999년 초쯤 과체중에다 콜레스테롤 수치가 높아지는 등 성인병 증세가 나타나면서 건강을 다지려는 생각에 시작한 달리기가 풀코스 도전까지 이어졌습니다. 지금은 매일 새벽 10㎞ 정도는 달려야 직성이 풀릴 정도로 ‘뜀박질 마니아’가 돼 버렸습니다.”

박씨는 잠에서 깨면 화장실 등 집안 곳곳에 놓아둔 운동복을 갈아입고 연습코스인 온천천으로 달려나간다.

부상 방지를 위해 점심때나 저녁 시간에는 회사나 아파트 헬스장을 찾아 근력 운동도 꾸준히 하고 있다.

’상시 출격’할 수 있는 몸 상태가 돼 있는 그는 일요일이면 어김없이 전국 곳곳에서 열리는 마라톤 대회장을 찾는다.

참가 종목도 울트라코스, 풀코스, 하프코스 등 장거리가 대부분이다.

그렇게 매주 대회를 뛰다 보니 풀코스 완주 횟수가 금방 50회, 100회, 150회, 200회를 넘어섰고 15년차인 지난 6월 25일 현재 완주기록이 무려 263회까지 늘어났다.

그가 대회에서 뛴 거리를 합산하면 지구의 반 바퀴에 해당하는 무려 1만9천929.393㎞에 이른다.

울트라코스를 포함해 도전한 모든 대회에서 결승점을 통과한 그의 ‘100% 완주 달성’은 일반인들은 좀처럼 이루기 어려운 경이적인 기록이다.

그래서 경향 각지의 마라톤 동호인들 사이에서 그는 ‘완주의 전설’로 통한다.

완주의 비법은 기록에 연연하지 않고 천천히 뛰는 것이라고 그는 귀띔했다.

초보자 대부분은 초반에 체력에 여유가 있을 때 너무 빨리 달리는 소위 ‘오버 페이스’를 하다가 10㎞, 20㎞ 지점에서부터 천천히 뛰는 그에게 뒤처지거나 낙오하기 십상이라고 말했다.

”㎞당 5분 페이스로 천천히 뛰다가 체력이 남으면 마지막에 스퍼트합니다. 그런 식으로 즐기면서 여유 있게 뛰다 보니 부상을 당하지 않아서 좋고 모든 것을 잊고 주위의 경치를 감상하며 뛰는 데 몰입하게 되니 뛰는 것 자체가 정신수양을 한다는 생각도 듭니다.”

박씨는 마라톤이 정직한 사회를 만드는 데 기여할 수 있는 운동이라는 신념을 갖고 있다.

출발선을 벗어난 뒤 강인한 체력과 정신력으로 꾸준히, 성실하게 한 발짝씩 달려야 결승점에 도달할 수 있는 정직한 운동이기 때문이다.

그는 또 세계 명문 마라톤대회인 보스턴(미국), 런던(영국), 베를린(독일) 대회를 포함해 이브스키(일본), 홍콩과 베이징(중국), 싱가포르 대회 등 외국대회에도 자주 참가하면서 많은 것을 배우고 느꼈다고 한다.

”보스턴, 런던, 베를린 대회가 유명해진 것은 참가 인원도 많지만 모든 시민이 함께 나와서 응원하고 자원봉사하거나 즐기는 등 대회 전 과정을 축제의 장으로 만들기 때문입니다. 대회 전날 각종 용품을 파는 마라톤엑스포를 개최하는 등 도시 마케팅까지 열심히 하는 점은 우리가 배워야 합니다.”

그는 누구보다 새벽을 일찍 연다는 자부심에 스스로 자신의 닉네임을 ‘새벽의 메신저’로 정했고 달리면서 공부도 열심히 하겠다는 각오로 호(號)를 ‘주문공’(走文公)으로 지었다.

틈나는대로 한자 공부에도 매진, 한자능력시험 1급 자격증과 한자한문전문지도사 1급 자격증까지 따냈다.

박씨는 지금까지 자신이 참가한 대회 참가기, 기록, 사진, 배번 등을 꼼꼼히 모은 ‘땀과 눈물로 얼룩진 달리기 역사’ 14권을 만들어 놓았다.

앞으로 이 자료들을 체계적으로 정리, 개인 마라톤 도전사를 책으로 펴낼 계획이다.

2005년 11월 부산대회서 2시간 58분 54초에 완주, 동호인 마라토너들이 꿈의 기록이라고 부르는 ‘풀코스 서브 3’(3시간 미만을 기록한 완주기록)까지 달성한 바 있는 박 씨의 마라톤 도전은 진행형이다.

앞으로 500회를 더한 통산 1천회 완주로 지구 한 바퀴 거리인 4만㎞를 채우겠다는 것이 그의 목표이기 때문이다.

”제가 절제된 생활을 하지 않았으면 500회 완주 달성은 불가능했을 것입니다. 앞으로도 이런 자세를 계속 유지하면서 뛸 수 있는 한 운동화 끈을 풀지 않을 생각입니다.”

한전 직원 답게 만나는 사람들에게 올여름에도 예외 없이 전기 수급 사정은 어려울 것이라며 절전 홍보에도 열심인 박 씨는 돈 적게 들이고 온갖 성인병을 한꺼번에 털어낼 수 있는 보약이자 특효약이 달리기라며 ‘마라톤 예찬론’도 함께 설파하고 다닌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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