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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컬 식재료 세계화 나선다”…20년 경력 PD의 도전

”로컬 식재료 세계화 나선다”…20년 경력 PD의 도전

입력 2014-06-27 00:00
업데이트 2014-06-27 1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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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영민씨, 지리산 순종 흑돼지 ‘버크셔K’ 브랜드 론칭

20년 경력의 공중파 방송 프로듀서가 ‘고깃집 사장님’으로 변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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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 경력의 공중파 방송 프로듀서가 ’고깃집 사장님’으로 변신했다. 주인공은 공중파 방송에서 식품 다큐멘터리를 전문적으로 제작하다가 지난해 9월 사직한 유영민(49) 버크셔코리아 대표. 유 대표는 PD 경력 20년 가운데 15년을 음식 프로그램을 만든 식품 전문가다. 그는 동료들과 함께 지난 3월 지리산 순종 흑돼지 ’버크셔K’ 브랜드 론칭에 성공했다. 연합뉴스
20년 경력의 공중파 방송 프로듀서가 ’고깃집 사장님’으로 변신했다. 주인공은 공중파 방송에서 식품 다큐멘터리를 전문적으로 제작하다가 지난해 9월 사직한 유영민(49) 버크셔코리아 대표. 유 대표는 PD 경력 20년 가운데 15년을 음식 프로그램을 만든 식품 전문가다. 그는 동료들과 함께 지난 3월 지리산 순종 흑돼지 ’버크셔K’ 브랜드 론칭에 성공했다. 연합뉴스
주인공은 공중파 방송에서 식품 다큐멘터리를 전문적으로 제작하다가 지난해 9월 사직한 유영민(49) 버크셔코리아 대표.

유 대표는 PD 경력 20년 가운데 15년을 음식 프로그램을 만든 식품 전문가다.

그는 ‘안정된’ 직장을 그만두고 올해 3월 전주 남부시장 한편에 지리산 순종 흑돼지 브랜드 ‘버크셔K’를 주메뉴로 하는 선술집 ‘와락’을 차렸다.

유 대표는 현직에 있을 때 ‘맛이 보인다’라는 60분짜리 음식 프로그램을 매주 선보이며 명성을 얻었던 전도유망한 PD였다.

그런 그가 고깃집 사장이 된 이유는 그의 특이한 이력만큼이나 드라마틱하다.

유 대표는 8년 전 한국 사회의 경제와 문화, 사회기반 등 모든 것이 서울에 집중돼 있다는 사실을 비판하는 ‘서울공화국’이라는 다큐멘터리를 제작했다.

다큐멘터리를 제작하던 중 그는 자신이 자리 잡고 사는 전북을 비롯한 소위 ‘지방’이라는 곳들이 고도로 집중화된 수도권에 치여 ‘패배의식’에 사로잡혀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유 대표는 “그 다큐멘터리가 계기가 돼 인생 전부가 바뀐 것 같다. 수도권 집중화를 이겨낼 방법을 찾고 싶었다”며 “고민을 하던 중 전북의 경쟁력은 ‘음식’이라는 결론에 도달했고 그 뒤로 음식에 미쳐 살았다”고 말했다.

이후 그는 음식과 식재료에 대한 다큐멘터리를 제작하고 도서를 출간하면서 전문성을 키워나갔다.

그는 “그렇게 음식에 미쳐 살던 중 일본 가고시마의 ‘흑돈’이라는 브랜드가 있고 인구 60만인 지역에서 이 브랜드 하나로 생산, 유통, 판매 시스템을 구축해 연간 2조원의 수익을 올린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며 “그때 ‘바로 이거다’라는 생각에 지역 식재료를 발굴하는 작업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그 뒤로 그는 전북 지역의 유명 식재료를 찾아다니며 연구를 시작했다. 남원 지리산 순종 흑돼지 ‘다산 버크셔’, 정읍 ‘행복한우’, 익산 ‘수연소면’, 진안 마이산 토종닭 ‘홍복계’, 군산 황금 ‘박대’ 등 20여가지 식재료를 소개하는 ‘맛+사람’이라는 책도 펴냈다.

그러던 중 맛 칼럼니스트로 유명한 황교익 박사의 소개로 남원에서 돼지 품종을 연구하는 박하춘 박사를 알게 됐다.

박하춘 박사가 개발한 한국형 순종 흑돼지인 ‘다산 버크셔’는 세계 최상급 돼지 품종인 버크셔를 한국식으로 개량한 품종으로 보통의 흑돼지와 달리 코와 네 다리가 흰색인 것이 특징이다. 또 국내에서 유일하게 품종등록을 한 품종이다.

다산 버크셔는 근섬유가 가늘어 육질이 부드럽고, 가는 근섬유가 촘촘히 박혀 있어 쫄깃함까지 느낄 수 있어 보통 돼지고기보다 가격이 두 배가 비싸다.

유 대표는 “다산 버크셔라는 품종은 가고시마의 ‘흑돈’처럼 무한한 가능성이 있다. 박하춘 박사가 10년여에 걸쳐 개발한 이 품종은 소고기보다 비싼 돼지고기로 알려진 스페인의 흑돼지 ‘이베리코’와 비교해도 뒤처지지 않는다”고 자신감을 나타냈다.

그는 “품종 개발부터 유통, 홍보, 판매까지 농가에서 맡아 하다 보니 브랜드가 안착되지 못하는 것이 아쉬웠다”며 “그래서 결단을 내리고 4년 전부터 다산 버크셔 브랜드 ‘버크셔K’를 설립하는 작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들게 됐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PD와 브랜드 설립을 병행하는 것은 말처럼 쉽지 않았다. 그는 결국 사직을 마음먹고 지난해 PD 옷을 벗었다.

그는 “’버크셔K’는 첫 단추라고 할 수 있다. 이 프로젝트를 성공시킨 뒤 과정 하나하나를 매뉴얼로 만들 생각”이라며 “식재료의 발굴부터 생산, 유통, 판매까지 전북 자체에서 해결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게 완성되면 지역경제에 큰 보탬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앞으로 제2, 제3의 ‘버크셔K’를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유 대표는 “한국에는 아직 가고시마의 ‘흑돈’과 같은 브랜드가 없다. 말 그대로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작업”이라며 “’고깃집’을 하는 것도 유통과 판매의 과정을 직접 경험하는 차원이고, 앞으로 완성된 매뉴얼을 가지고 ‘버크셔K’ 외에도 다른 식재료를 브랜드화하는 작업을 계속해 나갈 예정”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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