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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절인데… 그동안 함께 버틴 유가족들 더 가족같이 느껴져”

“명절인데… 그동안 함께 버틴 유가족들 더 가족같이 느껴져”

입력 2014-09-10 00:00
업데이트 2014-09-10 0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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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유가족 추석에도 농성…안산 합동분향소 ‘합동기림상’

추석 이튿날인 9일 오후 서울 종로구 청운효자동주민센터 앞. 추석 연휴라지만 19일째 박근혜 대통령과의 면담을 요구하며 농성을 벌이고 있는 세월호 희생자 유가족들에겐 여느 날과 다를 바 없었다. 다만 추석 연휴도 잊은 채 농성을 이어 가는 이들을 격려하기 위해 간간이 시민사회단체 관계자와 친척 등이 방문했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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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인 지난 8일 경기 안산시 단원구 초지동 ‘세월호 사고 희생자 정부 합동분향소’에서 유가족 한 명이 ‘가족 합동 기림상’을 부여잡은 채 오열하고 있다. 세월호 희생자·실종자·생존자 가족대책위원회는 이날 희생자들이 생전에 좋아했던 음식으로 ‘기림상’을 차리고 공동 헌화했다. 연합뉴스
추석인 지난 8일 경기 안산시 단원구 초지동 ‘세월호 사고 희생자 정부 합동분향소’에서 유가족 한 명이 ‘가족 합동 기림상’을 부여잡은 채 오열하고 있다. 세월호 희생자·실종자·생존자 가족대책위원회는 이날 희생자들이 생전에 좋아했던 음식으로 ‘기림상’을 차리고 공동 헌화했다.
연합뉴스


유가족 10여명은 이날도 주민센터 입구 옆 40㎡ 남짓한 공간을 지켰다. 경찰버스 2대도 여전히 버티고 있었다. 노란색 플라스틱 바리케이드에는 ‘이 선을 넘지 마시오’라는 경고문이 적혀 있었다. 경기 안산 단원고 2학년 고 오영석군의 어머니는 “어제 안산 하늘공원에서 우리 영석이를 만나고 왔다. 명절인데 친척보다 그동안 함께 버텨 온 유가족들이 더 가족처럼 느껴진다”며 힘없이 웃었다. 그는 전날 안산 합동분향소에 아들이 좋아했던 음식들을 놓고 왔다고 밝혔다. 이어 “함께 농성하는 유가족들이 없었다면 방에 틀어박혀 영석이 영정사진을 부둥켜안고 울었을 텐데 차라리 이곳에 나와 있는 게 낫다”고 허탈하게 말했다.

단원고 2학년 고 김주희양의 아버지는 “어른들 욕심 때문에 세월호 참사의 진실이 묻혀 가고 있다”면서 “진실이 밝혀지기 전까지는 우리 아이를 위해, 또 미래의 아이들을 위해서라도 이곳을 떠나지 않겠다”고 덧붙였다.

단식 농성 천막이 세워져 있는 광화문광장은 막바지 연휴를 즐기려는 가족 단위 시민들과 외국인 관광객 등이 인근 고궁과 서촌, 청계천 등을 찾으면서 평일보다 더 붐볐다. 특히 외국인 관광객들은 단식 농성 천막과 동조 단식하는 이들을 향해 연신 카메라 플래시를 터뜨리기도 했다. 한편 추석인 8일 유가족 300여명은 안산에 마련된 합동분향소에서 희생된 학생들이 좋아하던 음식을 올려놓고 ‘합동 기림상’을 차려 고인들의 넋을 위로했다. 유가족들은 아직 시신이 수습되지 않은 10명의 실종자 가족을 배려해 합동 차례를 지내지 않고 행사 직후 광화문광장에 모여 세월호특별법 제정을 촉구했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2014-09-10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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