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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룡호 선원들, 생존 기회 3번 놓쳤다

오룡호 선원들, 생존 기회 3번 놓쳤다

입력 2014-12-05 00:00
업데이트 2014-12-05 1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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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항시점·퇴선명령 늦었고 배 안정된 사이 탈출했어야

러시아 서베링해역에서 침몰한 사조산업 ‘501오룡호’ 선원들을 구조할 수 있는 ‘골든타임’이 3번이나 있었던 것으로 밝혀져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이 같은 사실은 오룡호가 침몰하기 전 인근 해역에서 있던 잘리브호, 카롤리나 77호, 96오양호과의 교신 내용에서 드러났다.

◇ 악천후 예고됐는데…피항시점 늦어

오룡호가 침몰한 인근 해역에는 이미 전날부터 악천후가 예보돼 있었다. 피항지로 항해하던 96오양호 이양우 선장은 1일 오전 오룡호 김계환 선장과의 교신에서 “오늘 날씨가 좋지 않다. 우리 배는 러시아 나바린 쪽으로 300도 꺾어 피항하겠다. 김 선장도 피항하는 게 좋겠다”고 말했다.

오양호뿐만 아니라 근처에서 조업하던 준성5호, 준성호, 남북호 등도 피항 중이었다.

김계환 오룡호 선장도 이 선장에게 “그물을 걷고 피항하겠다”고 답했지만 선미 쪽에서 큰 파도가 두 차례나 넘쳐 들어왔고 어획물 처리실에 물이 들어오면서 기울기 시작했다.

조금이라도 일찍 피항을 했다면 참변을 막을 수 있었지 않았나 하는 안타까움이 드는 대목이다.

◇ 배 안정 찾았을 때라도 퇴선했어야

1일 낮 12시 30분께부터 오룡호는 왼쪽으로 기울기 시작했고 인근에 있던 선박들에 구조요청을 보냈다.

카롤리나 77호와 잘리브호가 오룡호 쪽으로 이동했고 김 선장은 이 선장과의 교신에서 “어획물 처리실에 물이 들어왔지만 배수작업으로 어느 정도 (기울었던) 배가 안정을 찾았다”고 말했다.

배에서 물을 빼는 작업을 해 기울었던 배가 어느 정도 안정됐을 때 배수작업에 더 집착할 게 아니라 인근에 있던 다른 어선으로 탈출했다면 대형 인명피해를 줄일 수 있었을 것이란 아쉬움이 남는다.

◇ 퇴선 통보 후 10분도 놓쳤다

배가 안정을 되찾는 듯했지만 오래가지 않았다. 잠시 뒤 교신에서 김 선장은 “다시 어획물 처리실에 물이 들이쳤다”고 다급하게 말했다. 김 선장은 왼쪽으로 기울어진 배를 복원하려고 방향전환을 시도했지만 배는 오히려 더 기울었다.

상황은 더 나빠져 타기실에도 바닷물이 들어와 조타가 불가능해졌다. 이후 선박 전등은 소등됐고 엔진도 정지됐다. 배가 통제하기 어려운 지경이 된 것이다. 오후 4시께 발생한 일이다.

김 선장은 사조산업 본사에 전화해 오후 4시 10분께 퇴선명령을 내렸다.

배가 통제불능이 됐을 때 조금 더 일찍 퇴선명령이 내려졌다면 선원들에게 특수 방수복을 입게 하고 구명뗏목을 띄워 상당수 선원이 생존할 수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

처음 구조된 선원 8명이 구명뗏목을 타고 살아남았고 러시아 감독관은 특수 방수복을 챙겨 입어 살아남은 것을 보면 알 수 있다.

차가운 시신으로 발견된 선원들은 구명동의만 입은 상태로 발견됐다. 특수 방수복을 입었더라면 체온 유지시간을 늘릴 수 있어 구조될 수 있는 시간을 더 확보할 수 있었을 것으로 추측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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