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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남 모란시장 상인 “불황에 AI까지 초상집 분위기”

성남 모란시장 상인 “불황에 AI까지 초상집 분위기”

입력 2014-12-28 13:33
업데이트 2014-12-28 14: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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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안 좋지, 날씨 춥지, 여기에 조류인플루엔자(AI)까지 발생하니까 초상집 분위기에요.”

고병원성 AI(H5N8형)가 확인된 경기도 성남 모란시장.

고병원 조류인풀루엔자(AI)가 발생한 경기도 성남 모란시장에서 28일 오후 성남 중원구보건소 관계자들이 방역작업을 실시하고 있다.  연합뉴스
고병원 조류인풀루엔자(AI)가 발생한 경기도 성남 모란시장에서 28일 오후 성남 중원구보건소 관계자들이 방역작업을 실시하고 있다.
연합뉴스
28일 오전 찾은 시장은 영하 기온만큼이나 꽁꽁 얼어붙은 모습이었다.

49년 역사를 자랑하는 전국 최대 규모의 민속 5일장으로 한창 잘 나갈 때 장날마다 전국에서 10만여명이 찾아왔다는 곳이지만 시장 어느 한 곳에서도 북적거림은 찾아보기 어려웠다.

장날이 아니라는 것을 고려해도 주말인데도 손님보다 상인들이 더 많아 보일 정도였다.

시장 입구에 일렬로 늘어선 닭집, 건강원 등에서 일하는 상인들은 가게 앞에 놓인 텅 빈 닭장을 보며 한숨만 내쉬었다.

경기도 등 축산 방역당국은 시장 안에 있던 가금류 630여 마리 등 가금류 판매소 18곳에 있던 토종닭과 칠면조, 오골계 등 3천202마리를 26∼27일 살처분했다.

빈 닭장에 취재진이 카메라를 들이대고 AI 관련해 질문을 이어가자 상인들은 “우린 잘 몰라요. 닭 파는 곳 없어요”라며 퉁명스런 말투로 제지하며 손을 내저었다.

모란시장 내 가류 판매 상인들은 성남이나 인근 광주 등지에 사육장이 없어 충청도, 전라도 등지에서 중간 도매업자를 통해 닭 등을 공급받아 판매하고 있는데 AI에 전염된 채 시장으로 들어오면 상인들은 ‘속수무책’이라고 하소연했다.

김용북(60) 모란가축상인회장은 “작년부터 AI가 계절에 관계없이 발생하다 보니 시장에서 소독을 철저히 하며 조심해왔는데 도매상과 농장에서 병든 닭을 시장으로 보내면 달리 방법이 없지 않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50대의 한 상인은 “가뜩이나 경기도 안 좋은데 시장 상인들 정말 죽게 생겼다”며 “당국이 AI에 걸린 닭이 어느 농장에서 시장으로 유입됐고 어디로 팔려나갔는지 명확히 밝혀 시장이 발병 근거지로 오해하지 않게 해달라”고 요구했다.

AI 여파로 모란시장 가금류 판매상에 발길이 끊기면서 인근에서 잡화, 채소 등을 판매하는 상인들도 울상이다.

모란시장에서 30년 넘게 장사했다는 70대 상인은 “내일(29일)이 올해 마지막 장날인데 시장에서 파는 닭에 병까지 들어 못 판다고 하니 이런 시장에 누가 오고 싶겠냐”고 안타까워했다.

경기도 축산위생연구소와 성남시 보건소 직원들은 26∼27일에 이어 이날도 오후 1시께 소독차를 동원해 모란시장 구석구석과 주변 도로 등을 소독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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