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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만 지켰어도”…안타까운 오룡호 침몰

”이것만 지켰어도”…안타까운 오룡호 침몰

입력 2014-12-30 14:04
업데이트 2014-12-30 1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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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해양경비안전서가 30일 발표한 생존 선원 조사 결과를 보면 오룡호는 악천후 속에서 무리하게 조업하다가 많은 양의 바닷물이 한꺼번에 유입됐지만 제때 배수가 되지 않아 침몰한 것으로 나타났다.

부산해양서는 “여러가지 기본적인 사항만 지켰어도 오룡호가 침몰하는 것을 막아 많은 인명피해를 줄일 수 있었다”고 밝혔다.

먼저 오룡는 제때 피항하지 않았다.

이현철 부산해양경비안전서 오룡호 수사전담반 팀장은 “러시아 서베링해에서는 파도가 4m 이상 치면 조업을 하지 않는 게 관례”라고 말했다.

부산해양서는 높은 파도가 치는데 피시폰드 해치를 열어둔 것을 사고 원인으로 먼저 꼽았다.

파도가 높게 쳤기 때문에 어획물을 배에 넣는 작업을 미루고 해치(hatch)를 열지 않았어야 한다는 것이다.

해치를 열면서 10여 차례에 걸쳐 많은 양의 바닷물이 피시폰드로 들어왔고 나무 격벽까지 파손되면서 어획물 처리실과 타기실까지 바닷물이 유입돼 선박이 자력 운항불가 상태에 빠졌다는 게 생존 선원들이 밝힌 사고 원인이다.

피시폰드 해치 사이에 그물이 끼는 바람에 틈이 생겨 처리실과 타기실에 바닷물이 계속 들어오면서 선체 침수상황은 더 나빠졌다.

타기실에 물이 들어와 조타기가 고장 나자 한 간부 선원이 엔진을 끈 것도 실수였다.

엔진이 꺼지면서 오룡호는 자력 항해할 수 없는 상황에 빠져 큰 파도에 더 심하게 기울었다.

오룡호 왼쪽에 있는 오물배출구 덮개(shutter type)가 파손된 것도 선박 침몰 원인의 하나로 지목됐다.

오물배출구 덮개는 평소 바닷물이 선체롤 들어오는 것은 막고 선박에서 발생한 오물만 바다로 배출하는 기능을 하는데 올해 9월 조업 때 파손됐음에도 수리하지 않아 수면에서 80㎝ 높이인 오물배출구로 많은 바닷물이 들어와 배가 왼쪽으로 기울었다는 게 생존 선원들의 말이다.

또 선장이 끝까지 퇴선명령을 내리지 않은 것도 인명피해를 키웠다고 수사팀은 밝혔다.

이 팀장은 “선장이 끝까지 퇴선명령을 하지 않았다고 생존 선원들이 진술했는데 선장이 끝까지 배를 살리려고 했던 것 같다. 결국 침몰 직전 러시아 감독관과 갑판장이 유도해 선원들이 구명동의를 입고 조타실에 모였지만 많은 선원을 살리 수 있는 골든타임이 지난 후였던 것으로 조사됐다”고 말했다.

제대로 된 자격을 갖춘 해기사(간부선원)들이 오룡호에 타지 않은 점도 사고 원인의 하나로 꼽힌다.

이 팀장은 “생존 선원들이 오룡호 승선 규정에 맞는 해기사들이 모두 승선했다면 선박 침몰이라는 위기 상황에서 좀 더 빠르게 대처할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안타까움을 나타냈다”며 “오룡호 선사인 사조산업을 상대로 이 부분을 집중 조사해 불법행위가 나타나면 강력 처벌하겠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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