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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행 현장의 땀 DNA로 80대 노인 살인 피의자 붙잡아

범행 현장의 땀 DNA로 80대 노인 살인 피의자 붙잡아

입력 2015-03-10 11:29
업데이트 2015-03-10 14: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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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CTV 수십대 역추적해 피의자 거주지 찾아내

도곡동 80대 재력가 할머니 살해 사건의 피의자 정모(60)씨는 혐의를 완강히 부인하고 있지만, 경찰이 밝힌 DNA와 CCTV 분석 결과는 그를 범인으로 지목하고 있다.

10일 수서경찰서 관계자는 “지난달 24일 오전 8시 47분께 피해자 함모(86·여)씨의 강남구 도곡동 2층 주택에 정씨가 들어가는 장면이 현관 오른편 20∼30m 거리에 위치한 CCTV에 촬영됐다”고 말했다.

정씨가 집에서 나오는 장면은 CCTV에 찍히지 않았다.

경찰은 “정씨는 ‘할머니집 담과 옆집 담 사이를 통해 나왔다’고 말했다”면서 “현재는 진술을 번복했으나 주변의 시선을 피해 뒤로 빠져나갔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함씨는 이튿날인 지난달 25일 오후 4시 50분께 자신의 방에서 두 손이 묶인 채 목이 졸린 시신으로 발견됐다.

수사초기 정씨의 정체를 알지 못했던 경찰은 함씨의 집에 들어간 인물의 신원을 알아내기 위해 주변 CCTV 수십대의 영상을 돌려보며 이동경로를 조금씩 되짚어가는 작업을 벌였다.

끈질긴 추적 끝에 이 남성은 함씨의 집에서 2㎞ 남짓 떨어진 대치동 다세대주택 반지하방 거주자로 확인됐다.

경찰은 “동사무소를 통해 확인한 결과 해당 거주지에 사는 사람은 함씨의 집에 세를 들어 살았던 적이 있는 정씨로 밝혀졌고, 이에 국립과학수사연구원측에 급히 DNA 분석 결과를 알려달라고 요청했다”고 말했다.

앞서 경찰은 함씨의 손을 묶은 끈과 함씨의 목, 손톱 등에 묻어 있는 범인의 것으로 보이는 땀에서 DNA를 확보한 뒤 함씨의 친인척과 세입자, 이웃 주민, 통화 상대방 등 69명의 구강세포를 채취해 일일이 대조하고 있었다.

기존 데이터베이스(DB)에는 해당 DNA가 등록돼 있지 않았기 때문이다.

’전 세입자’로 분류돼 있던 정씨 역시 경찰에 DNA를 제공했다.

경찰은 “현장에서 경찰이 증거가 될 만한 것을 찾지 못했다고 알려졌던 데다 DNA 채취를 거부할 경우 불필요한 의심을 살 것으로 우려해 정씨가 DNA 채취에 응한 것 같다”고 말했다.

9일 오후 범행 현장에서 발견된 DNA와 정씨의 DNA가 일치한다는 국과수의 통보를 받은 경찰은 정씨를 즉각 긴급체포했다.

정씨는 2002년부터 2010년까지 함씨의 주택에 세들어 살았고, 함씨와는 25∼30년 전부터 알고 지낸 사이다. 그는 일용직 페인트공으로 일했으나 당뇨병 때문에 건강이 악화돼 최근에는 일을 제대로 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정씨는 2013년에는 보험사기 혐의로 실형을 살았고, 이전에 5번의 벌금형 받은 적이 있다”라며 “이중 상당수는 사기 혐의”라고 말했다.

정씨는 그러나 살인 혐의를 극구 부인하고 있다.

정씨는 이날 오전 조사를 받기 위해 유치장을 나서면서 기자들에게 “살인하지 않았습니다”라고 말했고, 일부 매체의 보도와 달리 함씨에게서 돈을 빌리려 하거나 도박에 빠진 적도 없다고 주장했다.

경찰은 이날 오후 정씨를 상대로 살인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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