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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범훈 前수석 ‘편법증여’ 의혹 중앙국악예술원 가 보니

박범훈 前수석 ‘편법증여’ 의혹 중앙국악예술원 가 보니

입력 2015-03-31 17:22
업데이트 2015-03-31 1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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굳게 잠긴 철문 안 인적 없고 개 소리만…인근 주민들 ‘뒤숭숭’

“재작년 여름에는 관광버스 여러 대가 들어가는 걸 보곤 했는데, 언제부턴가 못 본 것 같아요. 아침 산책길에 지나가봐도 인기척이 없고…”

박범훈(67) 전 청와대 수석이 사단법인 중앙국악예술협회로부터 편법 증여받았다는 의혹이 불거진 경기 양평군 강상면 송학리 소재 중앙국악예술원(이하 예술원).

31일 오후 찾은 예술원은 문이 굳게 잠긴 채 인기척이 없어 썰렁한 기운이 감돌았다.

인근 마을 주민들은 직권남용 의혹 등으로 검찰수사 대상에 오른 박 전 수석과 연루돼 예술원이 주목을 받게 되면서 뒤숭숭한 분위기다.

성인 허리 높이로 설치된 예술원 철제 대문은 굳게 잠겨 있었다. 옆으로 작은 초소가 있었지만, 관리인은 보이지 않았다. 기자의 접근이나 취재를 막아서는 예술원 사람들도 눈에 띄지 않았다.

이곳을 지키던 개 한 마리만 낯선 사람을 경계해 크게 짖어댔다.

예술원은 송학리 ‘강상로 160번길’ 산길을 따라 구불구불한 진입로를 차로 3분 남짓 올라가면 언덕 부근에 자리해 있다.

입구에는 ‘중앙대학교 뭇소리 중앙국악예술원’이라고 적힌 대형 간판이 서 있다.

안으로 들어가자 2층짜리 전원주택 4채가 일정한 간격을 두고 있다. 박 전 수석의 지인 등이 지은 별장으로 상주하는 사람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원주택을 지나 경사진 아래로 내려가니 예술원 건물이 모습을 드러냈다.

먼저 눈에 들어온 것은 공연장과 도서실, 휴게실 등을 갖춘 A동(교육원·지상 2층 709.25㎡). 콘크리트 외벽이 노출된 2층 건물로 양쪽 가장자리에 외부 계단이 설치돼 있었다. 계단 주변에 직사각형 형태의 작은 연못이 보였다.

A동 건물 출입구 문을 두드리고 인기척도 내봤지만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양평군 관계자는 “수사대상에 오르내린 마당에 예술원 관계자들이 아무 일이 없었던 것처럼 안에서 일 할 수 있겠냐”고 반문했다.

A동 앞에 나무데크로 시공된 발코니가 설치돼 있고, 그 앞에는 널찍한 잔디 정원이 말끔한 모습으로 단장돼 있었다.

이 건물보다 조금 더 경사진 언덕 아래에는 B동(창고·지상 2층 549.24㎡)과 C동(화장실·1층 33.62㎡)이 자리잡고 있다.

문이 잠겨 밖에서는 B동과 C동은 지붕만 겨우 보였다.

B동 지붕에는 나무데크가 깔려 있어 말끔했다. A동 잔디정원 바닥과 같은 높이로 맞닿아 있어 두 건물을 잇는 마당과 같은 공간에서 야외 공연도 가능해 보였다.

산속에 들어선 예술원 주변 전망은 꽤 좋았다.

A동에서 앞을 바라보면 주변 산과 골짜기가 한폭의 그림처럼 한 눈에 들어왔다. 산 속에서 메아리치는 새 소리와 ‘졸졸졸’ 흐르는 실개천 소리는 귀를 즐겁게 했다.

주말이면 주변 마을에 있는 장모님 집을 자주 찾는다는 권모(44·부천시)씨는 “재작년에는 예술원으로 버스 여러 대가 들어가곤 했다”며 “그때는 아침에 산책하다보면 풍물패 소리가 들리기도 했는데 요새는 인기척도 없다”고 했다.

그는 “산 속에 있다보니 예술원과 왕래가 없어 잘은 몰라도 뉴스에 자주 오르내리는데 기분 좋을리가 있겠냐”며 마을 분위기를 전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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