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 민원에 조달청 정밀 실태조사 중

전국 정수장에서 불순물 침전제로 쓰는 폴리염화알루미늄(PAC) 생산업체 상당수가 주원료인 수산화알루미늄 원산지를 허위 표시한 채 조달납품해온 사실이 확인돼 조달청이 정밀 조사에 나섰다.

14일 조달청과 PAC 업계에 따르면 조달청이 운영하는 나라장터 종합쇼핑몰에 PAC를 등록한 24개 업체 가운데 10개 업체가 수산화알루미늄을 수입해 제품을 생산하면서도 규격서에는 국산 수산화알루미늄을 사용한 것처럼 표시해왔다.

이 같은 사실은 국내에서 수산화알루미늄을 독점 생산하는 업체와 나머지 PAC 생산업체들이 민원을 제기, 조달청이 24개 업체 모두의 수산화알루미늄 매입처를 확인하면서 밝혀졌다.

조달청은 이들 10개 업체 외에 수산화알루미늄 원산지를 허위 표시해온 업체가 더 있을 것으로 보고 조달품질원에 정밀 실태조사를 지시했다.

조달품질원은 24개 업체 PAC의 품질검사와 함께 지난해 1월 이후 수산화알루미늄 매입자료 등을 분석하고 있으며 결과는 이달 말 나올 예정이다.

고의로 원산지를 허위 표시하는 등 위반 사안이 중대한 경우 ‘국가를 당사자로 하는 계약에 관한 법률’에 따라 종합쇼핑몰 거래가 정지된다.

조달청의 한 관계자는 “주재료의 원산지를 의무적으로 표기해야 하는 88개 상품에 PAC는 빠져 있어 수산화알루미늄 원산지를 허위 표시했다고 무조건 거래정지할 수 있는지에 대해 법률자문을 의뢰한 상태”라며 “허위표시 업체들은 대부분 국산을 사용하다가 가격문제 때문에 수입 원료를 썼는데 의무사항이 아니어서 굳이 규격서상 원산지를 고치지 않았을 뿐이라고 소명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기준 PAC 조달거래 실적은 217억원이다.

국산 수산화알루미늄 값은 수입품에 비해 1t당 7만원 가량 비싸다.

그럼에도 비싼 국산 수산화알루미늄을 사용해온 업체들은 중소기업청이 원산지 허위 표시 업체들에 해준 ‘직접생산 확인’도 취소돼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중소기업청 고시에 PAC 직접생산의 조건 중 하나로 주원료인 수산화알루미늄과 부재료인 염산을 ‘국내의 제조사로부터 구입’할 것을 요구한 만큼 수입 수산화알루미늄을 사용한 PAC 생산을 직접생산으로 봐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직접생산 확인이 취소되면 업체는 공공기관 조달계약에 참여할 수 없게 된다.

중소기업청은 업계가 낸 민원에 대해 회신하면서 ‘현행 기준으로 보면 수입 수산화알루미늄을 사용한 제품은 직접생산 확인 취소대상’이라며 ‘다만 이 기준이 직접생산 여부 확인 취지와는 맞지 않다는 의견이 있어 개정을 검토할 계획’이라고 답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