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페이지

강영원 전 사장 16시간 조사…”최경환 지시 없었다”

강영원 전 사장 16시간 조사…”최경환 지시 없었다”

입력 2015-06-02 07:50
업데이트 2015-06-02 07:50
  • 글씨 크기 조절
  • 프린트
  • 공유하기
  • 댓글
    14

검찰, 캐나다 하베스트 부실인수 과정 집중 추궁

외국 정유회사를 인수하면서 1조원대 국고를 낭비한 혐의를 받는 강영원(64) 전 한국석유공사 사장이 검찰에서 16시간 동안 강도 높은 조사를 받고 귀가했다. 그는 당시 지식경제부 장관이던 최경환 경제부총리가 인수에 적극적으로 개입하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강 전 사장은 2일 오전 1시30분께 검찰청사를 나서면서 최 부총리의 관여 여부를 묻자 “(최경환 당시 장관이) 지시하신 적은 없다. 보고는 저희가 했다”고 말했다. 부실 인수를 인정하느냐는 질문에는 “검찰 조사가 진행 중이니까…”라며 말끝을 흐렸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최 부총리를 하베스트 부실 인수의 배후로 지목했다. 최 부총리는 지난 2월 국정조사 등에서 “강 전 사장에게 인수를 지시한 바 없다”고 일관되게 주장해왔다.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임관혁 부장검사)는 전날 오전 10시 강 전 회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해 캐나다 자원개발업체 하베스트와 정유 부문 자회사인 노스아틀랜틱리파이닝(NARL) 인수 추진 과정을 자세히 캐물었다.

NARL의 부실한 시장가치를 제대로 평가했는지, 석유공사의 경영목표 달성을 위해 인수를 무리하게 밀어붙이지는 않았는지 추궁했다.

석유공사는 2009년 NARL을 인수하면서 평가시세보다 3천133억원 이상 비싼 1조3천700억원을 지급했다. 그러나 매년 적자가 계속되자 작년 8월 인수비용의 3%에도 못 미치는 329억원에 매각했다.

NARL 인수는 이명박 정부 자원외교의 실패작으로 꼽힌다. 강 전 사장은 공기업 기관장 평가에서 2008년 C등급을 받았지만 이듬해 A등급으로 뛰었다. 석유공사는 당시 하베스트와 회사규모는 비슷하고 재무구조는 양호한 콜롬비아 자원개발업체 ‘퍼시픽 루비알레스’ 인수를 대안으로 검토하기도 했다.

검찰은 강 전 사장이 NARL의 시장가치와 적정성을 충분히 검토하지 않고 인수를 결정해 최대 1조3천억원대의 국고 손실을 끼친 것으로 보고 있다.

강 전 사장은 그러나 이날 조사에서 “정부 정책과 경제적 가치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결정했다”며 배임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소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김백준 전 청와대 총무기획관의 아들이 근무한 메릴린치 서울지점은 NARL 인수에 관여하지 않은 것으로 결론내렸다. 검찰 관계자는 “인수에 대해서는 메릴린치 본사가 여러 자료를 제공했다”고 말했다.

검찰은 강 전 사장을 한두 차례 더 불러 조사한 뒤 구속영장을 청구할지 결정할 방침이다.

연합뉴스

많이 본 뉴스

‘금융투자소득세’ 당신의 생각은?
금융투자소득세는 주식, 채권, 파생상품 등의 투자로 5000만원 이상의 이익을 실현했을 때 초과분에 한해 20%의 금투세와 2%의 지방소득세를, 3억원 이상은 초과분의 25% 금투세와 2.5%의 지방소득세를 내는 것이 골자입니다. 내년 시행을 앞두고 제도 도입과 유예, 폐지를 주장하는 목소리가 맞서고 있습니다. 당신의 생각은?
제도를 시행해야 한다
일정 기간 유예해야 한다
제도를 폐지해야 한다
모르겠다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