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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벽 수비수’ 정용환 전 축구 국가대표 암 투병

‘철벽 수비수’ 정용환 전 축구 국가대표 암 투병

입력 2015-06-04 11:59
업데이트 2015-06-04 1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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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원회 “다시 축구와 함께하게” 9일 부산서 모금행사

축구 국가대표팀의 ‘철벽 수비수’로서 한 시대를 풍미했던 정용환(55) 부산축구협회 기술이사가 암과 싸우고 있다.

’정용환’은 지금 40∼50대가 된 축구팬에게는 잊히지 않는 이름이다.

부산 동래고와 고려대학교를 나온 정 선수는 1983년 태극마크를 달고서 11년 동안 한해도 빠짐없이 국가대표 수비수로 활약한 축구 스타이다.

사람들은 그를 생각할 때면 1986년 멕시코 월드컵 예선경기 한일전에서 있었던 벼락같은 골을 떠올린다.

’도쿄 대첩’이라고 불린 이 경기에서 중앙수비수로 활약한 정 선수는 전반 30분 일본 수비수가 골대 앞에서 걷어낸 공을 가로채 곧장 벼락같은 슈팅으로 연결해 일본의 골망을 흔들었다.

그의 선제점을 계기로 승기를 잡은 한국대표팀은 이후 한 골을 더 넣어 일본을 2대 0으로 눌렀고, 당시 축구변방이던 한국이 32년 만에 월드컵 본선에 진출하는 쾌거를 이루는 데 기여했다.

이후 국내외 경기에서 종횡무진 활약하던 그는 1990년 이탈리아 월드컵 때 주장으로 후배들을 이끌다가 아킬레스건 부상으로 물러난 뒤 국가대표팀의 철벽 수비수의 계보를 홍명보 전 국가대표 감독에게 물려줬다.

정 선수는 이후에도 부산연고 축구팀인 대우 로얄즈(현 부산 아이파크)에서 활약하다가 1994년 11월 LG와의 마지막 경기를 끝으로 은퇴했다.

정 선수는 수비수임에도 7년간 ‘무경고’를 받는 대기록을 세워 후배들의 귀감이 되기도 했다.

그는 은퇴 후 영국에 유학을 다녀와 2002년 유소년대표 상비군을 지도하고 ‘정용환 어린이 축구교실’을 만드는 등 축구 꿈나무들을 키워내는 데 애썼다.

누나의 소개로 알게 된 지인들로 구성된 후원회와 함께 10년 동안 급식봉사활동을 하며 모은 유소년 축구 장학금으로 어려운 학생들을 돕기도 했다.

하지만 이 ‘철벽의 수비수’도 막지 못한 게 있다.

지난해 5월 위암 말기라는 갑작스런 병마가 찾아왔다.

늦게 발견한 탓에 병원에서도 손을 쓰기 어려운 상황이었고 항암치료를 받느라 음식을 제대로 먹지 못해 몸무게가 35㎏이나 빠져 이제는 거동도 불편한 상태다.

현재는 부산의 한 대학에서 진행하던 강의도 모두 내려놓은 채 서울 모 병원에서 요양하고 있다.

정 선수의 안타까운 소식에 후원회가 나섰다.

오는 9일 오후 3시 부산시 북구 글로리아 뷔페에서 정 선수를 평소 아끼는 사람들을 불러 그가 외국의 유명한 병원에서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후원행사를 열 계획이다.

이 자리에는 박정태 전 프로야구 선수도 참가해 사인볼을 판매한 수익을 기부할 예정이다.

송춘열(54) 후원회장은 “정 선수를 세계 최고 수준의 의료기기가 있는 독일로 데려가 치료를 받게 하고 싶다”며 “바싹 마른 정 이사를 보니 눈물이 났다. 병을 고치고 그토록 사랑하는 축구와 다시 함께할 수 있게 돕고 싶다”고 말했다.

후원 문의는 송춘열 후원회장(☎010-3879-3855)에게 하면 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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