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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픈 선원 한달 넘게 방치·폭행 숨지게 한 선장 구속

아픈 선원 한달 넘게 방치·폭행 숨지게 한 선장 구속

입력 2015-06-09 13:08
업데이트 2015-06-09 1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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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경 “’꾀병 부린다’며 비오는 날 갑판에 몇시간 세워놔”

한 원양어선에서 선장이 몸이 아프다고 호소하는 외국인 선원을 병원에 대려가지 않고 되레 ‘꾀병을 부린다’며 폭행하는 등 한 달 넘게 방치해 결국 숨지게 한 사실이 드러났다.

부산해양경비안전서는 부산 선적 원양참치어선 S호(378t) 선장 L(67)씨를 상습폭행 등 혐의로 구속했다고 9일 밝혔다.

L 선장은 필리핀 선원 K(43)씨가 심낭염을 앓고 있는데도 병원에 보내지 않고 한 달여 동안 방치하면서 구타하고 체벌을 가해 지난달 7일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해경은 L선장이 조업 현장 근처에 병원시설이 갖추어진 솔로몬제도가 있었지만 몸이 아픈 K씨를 병원에 보내지 않고 오히려 병원 이송을 요구하는 K씨를 “꾀병을 부린다”며 발로 밟거나 몇 시간씩 ‘차렷’ 자세로 갑판에 세워 파도와 비를 온몸으로 맞게 하는 벌을 주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해경은 지난달 7일 남태평양 솔로몬제도 근처 공해상에서 참치잡이를 하던 이 어선에서 필리핀 선원이 심장마비 증세로 사망했다는 신고를 받은 후 사인에 의문을 품고 경위를 조사해 이 같은 사실을 밝혀냈다.

K씨는 원양어선이 부산 감천항에서 출항하던 지난 3월부터 심낭염으로 가슴 통증, 무기력감, 손발 부종 등 증상을 보였고 숨지기 보름 전부터는 제대로 걷지 못할 정도로 그 증세가 악화했던 것으로 해경 조사에서 밝혀졌다.

치료를 받지 못한 탓에 K씨의 심장을 싸고 있는 심낭에서 3천㎖의 고름이 쌓여 있었던 것으로 부검 결과가 나왔다고 해경은 전했다.

L선장은 외국인 선원들에게 K씨에 대한 자신의 행위를 발설하면 강제로 하선시켜 귀국시키겠다고 협박한 정황도 해경 조사에서 드러났다.

해경은 선장의 보복을 우려해 입을 다물던 동료 선원들을 설득해 선장의 범행을 밝혀내 구속영장을 신청, 법원으로부터 발부받았다.

해경은 L선장을 상대로 또 다른 선원을 대상으로 폭행을 저질렀는지 등을 조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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