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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스 여파’ 제주 관광지 썰렁…업계 “잠 못 자”

‘메르스 여파’ 제주 관광지 썰렁…업계 “잠 못 자”

입력 2015-06-09 17:08
업데이트 2015-06-09 1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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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확산에 따른 불안감으로 제주 관광업계가 때아닌 찬바람을 맞고 있다.

관광객이 북적거려야 할 제주시 한경면 생각하는 정원, 라온 더마파크 등 유명관광지와 해수욕장 등에 최근 내외국인 관광객의 발길이 뚝 끊겼기 때문이다.

메르스가 관광업계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하기 위해 9일 제주의 대표 관광지 몇 곳을 찾은김영진 회장 등 제주도관광협회 관계자 4명은 사태의 심각성을 절감했다.

지난 1990년대 중국 주석 2명이 잇따라 방문하면서 유커(중국인 관광객)의 명소가 된 생각하는 정원. 주 고객인 유커가 거의 보이지 않고 내국인 관광객도 드물어 썰렁하기만 했다.

성범영 생각하는 정원 원장은 “그래도 아직 하루 평균 1천명 수준의 평균 관람객을 유지하고 있으나 제주를 찾는 관광객의 감소로 이달 중순부터 여름 성수기까지 관람객이 대폭 줄 것 같아 잠을 잘 수 없다”고 걱정했다.

실제 이달 단체 방문을 예약했던 서울의 한 대학교 학생 130여명과 유커 17명이 관람을 취소한다고 생각하는 정원에 알려왔다.

해마다 방문하는 중국인 분재 동호인들도 올해는 이곳을 찾지 않기로 했다.

성 원장은 “국내외에 다른 전염병이 유행을 때도 생각하는 정원에 방문을 취소하는 사례가 없었다”며 “메르스에 대한 불안감이 이렇게 심각한지 피부로 느끼고 있다”고 안타까워했다.

체험승마와 기마공원 등으로 유명한 라온 더마파크(제주시 한경면)는 이날 찾아오기로 한 귀한 손님들을 잃었다.

현대·기아자동차 신입사원 연수단 1천200명이 메르스 확산에 대한 우려로 제주 방문을 취소한 것이다.

메르스 확산을 막기 위한 서울과 경기 등지의 학교 휴업으로 이달 더마파크를 찾기로 한 20개 학교 학생 5천명가량도 방문을 취소해 전체적인 매출 감소로 이어지고 있다.

양정훈 더마파크 영업팀장은 “메르스 사태로 단체 방문을 위주로 하는 공연장이 직격탄을 맞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피서철을 앞두고 분주해야 할 제주시 해수욕장은 이날 썰렁한 분위기 그 자체였다.

이 부근의 한 숙박업소는 이달 예약됐던 수학여행 8개 학교, 일반인 10개 팀의 방문이 모두 취소돼 객실이 다 비어 있는 상태다.

피서용품을 판매하는 한 직원은 “피서철을 앞둔 현재 전년까지만 해도 자주 보이던 유커가 전혀 찾지 않고 있다”며 “이른 시일 내 이번 사태가 해소돼 피서철 관광 성수기에 큰 피해가 없었으면 좋겠다”고 바랐다.

외국인 관광객들의 여행 취소가 이어지면서 이들이 많이 찾았던 제주시 중앙지하상가, 바오젠거리, 상가 음식점 등 도내 상인들도 매출이 줄어드는 피해를 보고 있다.

도관광협회가 회원으로 가입한 여행사를 대상으로 조사한 관광객 취소·연기 현황 자료에 따르면 메르스 확산에 대한 불안감이 고조된 지난 1일부터 8일까지 내외국인 관광객 총 1만4천132명이 제주에서 즐기려던 관광을 취소하거나 연기했다.

제주 관광을 포기한 인원은 내국인 8천439명, 유커 5천67명, 일본인 339명, 동남아시아인 275명, 미주권 관광객 12명이다.

주말이 낀 6일∼8일 사흘간 내국인 3천971명(전체 47.1%)이, 유커 1천888명(전체 37.3%)이 관광을 취소하거나 연기, 점차 관광을 포기하는 인원이 많아지고 있다.

김영진 도관광협회장은 “메르스 확산 사태가 지난해 세월호 침몰 참사 때보다 제주 관광에 더 심각한 타격을 주고 있다”며 “지속적으로 업체들을 방문해 전수 조사를 벌여 피해를 다소나마 줄일 수 있는 대책과 지원할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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