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소득 852만원 자녀도 67만원… 정작 취약계층은 체감효과 낮아
박근혜 대통령의 대선 공약인 ‘반값 등록금’ 정책이 취약 계층 학생들의 부담 경감에 미흡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고소득층 가정의 학생들에게도 선심 쓰듯 장학금을 주기 때문에 저소득층 학생들이 체감하는 효과가 떨어진다는 것이다.24일 국회 예산정책처는 ‘2014회계연도 결산 부처별 분석’ 보고서를 통해 교육부가 추진 중인 소득연계형 반값 등록금 정책에 대한 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장학금 수혜 범위가 지나치게 넓은 점을 문제로 꼽았다.
반값 등록금은 국가 장학금과 대학 자체 노력으로 등록금 부담을 절반으로 낮추는 정책이다. 학생들은 가계 월소득 규모와 연동해 장학금을 받는다. 기초생활보장 수급자부터 전체 소득 10분위 중 하위 2분위까지는 학기당 최대 450만원, 3분위까지는 최대 337만 5000원, 4분위까지는 최대 247만 5000원을 받는다. 가계 월소득이 852만원에 달해 고소득층에 속하는 8분위 학생들도 최대 67만 5000원을 받을 수 있다. 교육부가 지난 2012년 기초생활보장 수급자에서 3분위까지 한정했던 수혜 대상을 18대 대선 뒤인 2013년에는 8분위까지 확대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예산정책처는“기초생활수급 학생들의 지원액을 상향시키는 것이 ‘균등한 대학 교육 기회 제공’이라는 반값 등록금 정책 목적에 더 부합한다”며 선택과 집중을 하라고 강조했다.
예산정책처는 학교 안팎에서 근로 기회를 제공하고 장학금도 주는 ‘대학생 근로 장학금’ 사업의 경우 일부 대학의 예산 집행이 저조해 저소득층 학생들이 충분한 지원을 받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기존 근로 학생이 중간에 그만두면 대체 학생을 선발하는 데 상당 기간이 소요되기 때문이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2015-06-24 12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