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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자 분유 값이라도”…이웃 마늘 훔쳐 판 할머니

“손자 분유 값이라도”…이웃 마늘 훔쳐 판 할머니

입력 2015-07-29 11:30
업데이트 2015-07-29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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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자 분유값과 모텔 ‘달방’ 임대료를 내기 위해 이웃들의 마늘을 훔친 할머니가 경찰에 붙잡혔다.

전북 군산에 사는 이모(56·여)씨는 직업이 없는 딸과 두살·다섯살배기 손자와 함께 군산시 임피면의 한 모텔에서 달방(숙박업소에 한달 단위로 계약하는 방)을 얻어 살고 있었다.

이들 네 식구는 5월까지는 월셋집에 살았지만, 집세 낼 돈이 없어 군산 임피면에 있는 모텔을 얻은 것이었다.

이씨의 사위가 외지에서 일용직 노동을 해 생활비를 보내줬지만, 수입이 일정치 않고 적어 삼시세끼를 제대로 먹는 것은 생각도 할 수 없었고 방세와 두살배기 분유 값을 대기도 버거웠다.

이씨는 부족한 생활비를 마련해야겠다는 생각에 모텔 근처에서 마늘을 수확 중인 이웃들의 모습을 보고 마늘을 훔칠 계획을 세웠다.

지난달 11일 이씨는 처음으로 마늘 10접(시가 30만원 상당)을 훔치는 데 ‘성공’했다.

이씨는 훔친 마늘을 군산 대야시장과 익산 북부시장에 내다 팔았고 시가의 절반도 안 되는 가격에 내놓은 이씨의 마늘은 불티나게 팔려나갔다.

이렇게 시작된 마늘 도둑질은 한 달가량 지속했고, 이씨는 임피면 일대 농가를 돌며 6차례 마늘 90접(시가 300만원 상당)을 훔쳐, 100만원을 모았다.

그러나 한 동네에서 마늘 절도 사건이 잇따르자 경찰이 수사에 나섰고, 이씨는 피해 농가 인근 폐쇄회로(CC)TV로 인해 거처인 모텔 앞에서 붙잡혔다.

이씨는 “먹고 살 길이 막막해서 손자 분유 값이라도 벌어야겠다는 생각에 몹쓸 짓을 했다”며 “피해 농민들에게 너무 죄송하다”고 뒤늦은 후회를 했다.

경찰 관계자는 “피의자는 마늘 판 돈 대부분을 집세와 식비 등으로 지출한 것으로 조사됐다”고 말했다.

전북 군산경찰서는 29일 이씨를 절도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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