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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조 다단계설계’ 배상혁 검문 안받고 전국 활보

‘4조 다단계설계’ 배상혁 검문 안받고 전국 활보

입력 2015-10-23 10:21
업데이트 2015-10-23 1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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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피자금 1억원 쓰고 아내에게 생활비 수시로 받아

조희팔 일당의 4조원대 다단계 사기사건을 설계한 혐의로 인터폴(국제형사경찰기구)에 적색수배까지 내린 배상혁(44)이 지난 7년 동안 가족과 꾸준히 접촉해 생활비를 받고 전국을 활보한 것으로 드러났다.

대구지방경찰청은 배씨가 어딘가에서 마련해둔 도피자금 1억원을 주로 쓰고 서울, 경주, 경산, 대전 등 전국 여러 곳을 돌아다니며 생활했다고 23일 밝혔다.

경찰은 특히 서울에 사는 자기 아내이고 강태용의 여동생인 A씨와 수시로 접촉, 생활비를 추가로 받은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배씨는 검거 당시 낡은 임대 아파트에 혼자 거주했으나 고급 차량도 가지고 있었다.

게다가 배씨는 신분을 숨기기 위해 얼굴 성형을 한 흔적도 발견되지 않았다. 경찰은 배씨가 7년 전 수배 당시보다는 살만 조금 불었을 뿐외관상 변화는 없는 것으로 파악했다. 배씨는 오히려 본인 명의로 된 주민등록증까지 버젓이 갖고 있었다.

경찰은 배씨의 아파트에서 낚시, 캠핑 장비가 많이 발견된 점 등을 감안할 때 그동안 검문검색 등 특별한 제지를 받지 않고 전국을 활보해온 것으로 보고 있다.

이때문에 경찰이 중요 수배자인 강태용 동생이자 또다른 수배자의 아내인 A씨에 대해 7년간 사실상 손을 놓고 있었던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일고 있다.

따라서 조씨 일당의 2인자격인 강씨와, 4조 다단계 범행을 기획하는데 중추 역할을 한 것으로 보이는 배씨 검거에 경찰의 의지가 없었다고 볼 수 있다.

이에 대해 경찰은 그동안 A씨를 미행하고 월별, 분기별로 접촉하며 배씨나 강씨 행방을 조사했지만 특이점을 발견하지는 못했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배씨가 22일 검거되기 전 집에서 1㎞ 가량 떨어진 곳에 있던 공중전화기를 이용, 대구경찰청에 자수 의사를 비쳤던 것처럼 공중전화만으로 가족과 연락을 한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은 배씨가 신용카드나 금융거래 흔적 없이 현금 21만7천원만 소지하고 있었고 아파트 임대 당시 사용한 사람의 명의나 차 소유자 명의가 각각 다른 점 등으로 미뤄 다른 조력자가 있었을 것으로 보고 캐고 있다.

또 배씨는 조씨 일당이 운영하던 다단계 유사수신 조직의 본사 서버에 경찰이 압수수색한 2008년 10월 31일부터 현재까지 강씨나 조씨 측과 접촉한 적은 없다고 말함에 따라 사실 여부를 확인하고 있다.

앞서 배씨는 22일 오전 대구경찰청에 공중전화를 이용, 자수의사를 보였지만 출두하지 않고 경북 구미시 공단동 49.5㎡ 규모의 월세 35만원짜리 임대아파트에 은신해있다가 발신지 추적에 나선 경찰에 붙잡혔다.

배씨는 조씨 일당이 전국을 무대로 4조원대 다단계 사기사건을 벌이던 시점에 초대 전산실장을 담당한 핵심 인물로 알려졌다.

따라서 유사수신업체를 앞세워 불특정 다수에게 거액의 투자금을 유치하고 하위 투자자 자금으로 상위 투자자와 회사 간부들에게 높은 배당금과 수당을 주는 이른바 금융다단계 사기를 ‘설계’하는 데 배씨가 중추 역할을 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은 2008년 11월 국내 수배를 할 당시 배씨가 조씨 일당과 공모해 1조1천억원대 다단계 유사수신을 한 혐의를 적용했다. 그러나 배씨를 본격 조사하면 추가 범행이 드러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더구나 2008년 다단계 유사수신 업체 본사 서버에 대구경찰청이 압수수색하기 직전, 전산 기록이 삭제된 점에 주목하고 배씨의 관련 여부를 조사하고 있다.

경찰은 2008년 11월 배씨를 수배했으나 소재 파악이 되지 않고 생존기록도 없어 밀항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지난 19일 인터폴에 적색수배를 요청했다.

경찰은 배씨 조사를 마무리하는대로 구속영장을 신청키로 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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