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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밑 조율·진입도 검토… 경찰, 전방위 압박

물밑 조율·진입도 검토… 경찰, 전방위 압박

이민영 기자
이민영 기자
입력 2015-12-07 23:36
업데이트 2015-12-08 0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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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상균 버티기에 신변 확보 고심

한상균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위원장이 7일 조계사 내 피신을 장기화할 뜻을 밝히면서 상황이 당초 전망과 다른 국면으로 흘러가게 됐다. 한 위원장에 대한 물리력 행사를 둘러싼 경찰의 고민도 한층 깊어지게 됐다. 조계종 화쟁위원회는 8일 연석회의를 열 예정이다. 그렇지만 뾰족한 해법이 나오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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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위원장 거취 발표하는 민주노총
한 위원장 거취 발표하는 민주노총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관계자들이 7일 서울 종로구 조계사에서 한상균 민주노총 위원장의 거취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김종인 민주노총 부위원장 등이 대독한 기자회견문에서 한 위원장은 노동법 개정안을 막을 때까지 조계사를 나갈 수 없다고 밝혔다.
손형준 기자 boltagoo@seoul.co.kr
경찰은 노동법 개정을 막을 때까지 조계사에서 나오지 않겠다는 한 위원장의 입장이 나오자 대책 마련에 들어갔다. 강신명 경찰청장은 기자간담회에서 “조계사 측에 공식적으로 영장 집행을 하겠다고 요청하거나 물밑 조율을 하는 등 여러 방안이 있다”고 말했다.

신변 확보 방안에 대해서는 “경찰도 단계를 밟아야 하지 않겠느냐”면서 “대안이 여러 가지인데, 예를 들어 5단계를 짜 놓았다가 2단계쯤에서 해결이 되면 5단계인 강제 진압은 검토하지 않아도 된다”고 밝혔다. 경찰로서는 진입조를 투입하면 강경 진압이라는 비난을 들을 수 있고 영장 집행을 미루면 경찰의 주장대로 정당한 법 집행을 하는 데 주저하는 것으로 비칠 수 있다. 한 위원장은 민주노총 위원장으로서의 상징성을 지킨다는 명분으로 버티기에 들어갔다. 그는 기자회견문에서 “노동 개악이 중단되면 조계종 화쟁위 도법 스님과 함께 출두할 것이며 절대로 다른 곳으로 피신하지 않겠다”면서 “민주노총과 80만 조합원의 명예를 걸고 국민 여러분께 공개적으로 약속한다”고 말했다.

박성식 민주노총 대변인은 한 위원장의 거취에 대해 “부당한 탄압을 받고 있으며 거기에 굴하지 않고 계속 저항하는 모습을 보여 주기 위한 선택”이라면서 “스스로 걸어나가 연행당하는 것은 탄압에 굴복하는 모습으로 비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 위원장이 떳떳하게 사법 당국에 출두하지 않는다는 비난도 감수하겠다는 각오다. 박 대변인은 “모든 여론을 다 안고 갈 수는 없다”며 “오랜 고민 끝에 내린 결론”이라고 전했다.

한 위원장의 은신을 용인해 온 조계종은 곤혹스러운 표정이다. 조계종 화쟁위 측은 “8일 오전 화쟁위 연석회의를 개최할 예정”이라면서 “오후에 결과를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화쟁위 위원장 도법 스님이 한 위원장을 만나 설득했으나 실패했듯 화쟁위가 앞으로 할 수 있는 역할이 크지 않다는 분석도 있다.

한 위원장에게 지난 6일을 최종 퇴거 시한으로 통보했던 조계사 신도회가 실력행사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 신도회는 지난달 30일 한 위원장을 끌어내려는 시도를 한 적이 있다. 박준 신도회 부회장은 “한 위원장이 신도들의 퇴거 권유를 받아들이지 않으면 물리력을 사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 신도회는 이날 한 위원장 문제를 놓고 회의를 가졌다.

한편 경찰은 한 위원장의 체포를 방해하고 도피를 도운 혐의(공무집행방해 등)로 금속노조 조합원 이모씨를 구속했다. 이씨는 한 위원장이 지부장을 지낸 금속노조 산하 쌍용차 지부 조합원으로 한 위원장이 지난달 14일 집회 당시 서울 프레스센터 18층 언론노조 사무실로 피신할 때 호위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강신 기자 xin@seoul.co.kr
2015-12-08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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