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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수 주점 여종업원 뇌사’ 경찰 수사 하세월

‘여수 주점 여종업원 뇌사’ 경찰 수사 하세월

입력 2015-12-10 10:57
업데이트 2015-12-10 1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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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매매명단 45명에 경찰관,공무원도…경찰 “해당 직원 수사 배제”

지난달 발생한 여수 유흥주점 여종업원 뇌사 사건에 대한 경찰 수사가 20일 넘게 진척을 보지 못하고 있다.

당시 피해 여성이 업주로부터 폭행당했으며 현직 경찰관과 시청 공무원, 지역 언론인 등이 이 업소를 통해 성매매를 했다는 동료 여종업원들의 제보가 잇따랐지만 경찰의 사망 원인 규명 및 성매매 처벌 등은 아직까지 이뤄지지 않고 있다.

사건이 발생한 것은 지난달 20일 새벽.

여수 학동의 모 유흥주점 룸에서 여종업원 A씨가 쓰러져 119구급대에 의해 병원에 옮겨졌다.

구토로 인한 음식물이 입과 코에 가득했고 호흡과 맥박도 없는 상태였던 A씨는 광주의 대학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사실상 ‘뇌사’ 판정을 받았다.

여수경찰서는 몸에서 폭행 흔적이 발견되지 않았고 구토로 인한 토사물에 기도가 막혀 뇌사상태에 빠진 것으로 보인다는 의사 소견이 있었다며 사건성이 없는 것으로 판단했다.

그러나 가족들은 A씨 몸에 멍자국이 있었다며 진정서를 접수했고 이후 동료 여종업원 9명도 광주의 한 상담소를 찾아 당시 폭행이 있었다고 주장했다.

동료들은 평소와 달리 손님이 거의 없는 날이었으며 밖에 나가 있던 몇 명을 빼고는 절반가량이 대기실에 남아 오후 11시 30분께부터 자정 이후까지 다른 룸에서 실소유주인 박모(여)씨가 A씨를 때리는 소리를 들었다고 말했다.

소방당국에 따르면 사람이 쓰러졌다며 신고가 접수된 것은 오전 0시 43분이다.

동료들에 따르면 박씨는 바지 사장을 둔 채 실제 운영을 총괄했으며 고용 시 선불금을 주고 차용증을 작성케한 뒤 2차 성매매로 갚게 하는 방식으로 영업을 해왔다.

동료들은 박씨가 다른 여종업원들에게는 주로 폭언만 했지만 A씨에게는 수차례 폭력을 행사했고 웨이터나 실장 등을 폭행한 적도 있었다며 2차 성매매 후 고객의 휴대전화 번호를 받지 못하면 벌금 1만원 등 각종 벌금도 물렸다고 주장했다.

경찰은 이후 수사 주체를 여수경찰서에서 전남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로 바꿔 재수사에 착수했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여종업원들이 성매수자 명단 45명에 광수대 소속 경찰관 한 명이 포함된 것으로 드러나면서 또다시 수사 공정성에 대한 시비가 일기도 했다.

경찰은 해당 경찰관을 수사팀에서 배제시키고 주점 압수수색 등을 시작했지만 주점 영업실장 등은 내부 폐쇄회로(CC)TV 녹화기록이 없다고 부인했고 장부 등 증거물도 찾지 못했다.

경찰은 업주를 제외한 피고소인들과 동료 여종업원들을 상대로 소환조사를 했으며 상반된 진술을 하고 있어 추가 증거를 찾고 있다고 밝혔다.

피고소인들은 가벼운 폭행도 없었다며 혐의를 전면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실제 업주 소환조사는 양쪽의 진술이 엇갈리고 있는 만큼 충분한 증거를 확보한 뒤 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어 “뇌사 관련 폭행사건의 진상을 밝힌 뒤 업주의 다른 불법행위와 성매매 건 조사와 처벌도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성매수자 명단에 포함됐던 경찰관에 대해서는 내부 조사에 착수, 징계를 검토하고 있다.

광주여성인권지원센터 측은 “경찰의 부실한 초동수사가 업주 측에 증거인멸 기회를 준 셈”이라며 신속하고 정확한 폭행사건 진상규명과 성매수자 처벌 등이 이뤄져야 한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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