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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레는 고향길…” 아이 손 꼭 잡고 기차역·터미널로

“설레는 고향길…” 아이 손 꼭 잡고 기차역·터미널로

입력 2016-02-05 13:08
업데이트 2016-02-05 1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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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 들어 서울역·고속터미널 등에 귀성객 몰려 ‘혼잡’

민족의 최대 명절인 설 연휴를 하루 앞둔 5일 기차역과 고속버스 터미널 등에는 일찌감치 고향을 찾는 시민들로 북적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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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 연휴를 하루 앞둔 5일 오전 서울역에서 한 가족이 한복을 차려입고 귀성길에 오르고 있다.  연합뉴스
설 연휴를 하루 앞둔 5일 오전 서울역에서 한 가족이 한복을 차려입고 귀성길에 오르고 있다.
연합뉴스
대체 공휴일로 지정된 수요일까지 총 닷새간의 비교적 긴 연휴여서 그런지 이날 오전까지만 해도 서울역은 아주 혼잡하지는 않았으나 오후부터 귀성객들이 몰렸다.

서울역 대합실에는 빈자리를 찾을 수 없었다. 제과점, 커피전문점, 패스트푸드점, 떡집 등 역사 내 상점들도 여행가방을 의자 옆에 놓고 음식과 차를 시켜 먹고 마시며 열차 시간을 기다리는 사람들로 가득 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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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성객 몰리는 서울역
귀성객 몰리는 서울역 설 연휴를 앞둔 5일 오전 서울역에 귀성객들이 몰리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역 매표창구 위 전광판은 오후 4시 이후 KTX 열차표가 모두 매진됐음을 알렸다. 다만, 새마을호와 무궁화호 등 일부 열차의 입석표는 조금 남아있었다.

대합실과 승강장에는 엄마 손을 꼭 쥔 아이들이 고운 한복을 차려입어 신이 났는지 재잘거리며 노래를 부르는 모습이 명절 분위기를 느끼게 했다. 갈비세트, 과일 상자 등 선물을 바리바리 싸들고 서둘러 발길을 옮기는 귀성객들의 얼굴에도 고향을 찾는 설렘이 가득했다.

승강장에서 17개월 된 딸을 포대기에 싸안고 도시락을 사러 간 남편을 기다리던 이혜림(32)씨는 “친정과 시댁이 모두 부산이라 자주 가진 못한다”면서 “매일 영상통화로 딸의 얼굴을 보여 드리는데, 지금 양가 어른들이 손녀가 빨리 내려오길 엄청 기다리신다”며 환하게 웃었다.

부산이 고향인 자매 김지혜(37)·지은(35)씨도 아이 4명을 이끌고 KTX 열차에 올랐다. 언니 지혜씨는 “남편 일 때문에 중국에 살고 있는데, 엊그제 귀국해 서울 동생집에서 지내다 오늘 같이 고향에 간다”며 “1년에 딱 두 번 한국에 와서 부모님을 뵙는데, 며칠 전부터 너무 보고 싶었다”고 말했다.

같은 열차를 탄 최명선(39)씨는 “친정 엄마랑 서울에서 같은 아파트에 살아 육아 등 도움을 받고 있다”며 “남편 직장 일에 아이 키운다는 핑계로 시부모님을 자주 찾아뵙지 못하는데, 오랜만에 효도하고 돌아올 생각”이라고 말했다.

설을 맞아 휴가 나온 군 장병들도 곳곳에 눈에 띄었다. 베레모를 쓰고 환한 표정으로 힘차게 걸어가는 육군 상병에게 인터뷰를 요청하자 “휴가를 받아 고향에 내려가는 길”이라면서도 “군인 신분이라 함부로 인터뷰는 할 수 없다”며 자리를 떴다.

이날 역사 주변과 대합실 등 서울역 안팎에는 철도경찰과 코레일 경비원 등이 평소보다 더 많이 눈에 띄었다.

역을 순찰하던 철도경찰관은 “명절이면 역 이용객이 급증해 시민 안전을 위해 평소보다 근무인원을 늘리고 신경을 더 곤두세워 점검한다”며 “최근엔 인천공항 테러위협 등으로 보안이 예년보다도 더 강화됐다”고 말했다.

사람이 많이 모이는 서울역에서 ‘설 민심’을 잡으려는 움직임도 곳곳에 보였다.

민주노총과 시민사회단체 소속 50여명은 서울역 안팎에서 정부의 한일 ‘위안부’ 합의를 비판하고 노동개혁에 반대하는 내용의 선전물을 시민에게 나눠줬다.

한복을 차려입은 시민단체 회원 여성들도 두 명씩 짝을 지어 서울역 주변을 다니며 시민을 상대로 ‘경제활성화 입법 촉구’ 서명을 받았다.

한 시중은행은 복주머니에 찹쌀떡을 넣어 나눠주며 회사 이름을 알리는 등 ‘설 마케팅’에 열을 올리는 기업도 있었다.

서울 서초구 반포동에 있는 서울고속버스터미널도 오후 들어 고향으로 향하는 귀성객 행렬이 눈에 띄게 늘어 혼잡했다.

예매 창구 앞에는 고향행 버스표를 끊으려 긴 줄이 생겨났다. 그러나 본격적인 귀경이 시작되기 전이어서 표가 없어 발을 동동 구르는 시민은 다행히 없었다.

버스를 타기 전 터미널과 연결된 백화점을 둘러보면서 가족들에게 줄 설 선물을 구매하려는 시민도 눈에 띄었다.

박희선(32·여)씨는 “시댁이 부산인데 결국 오늘까지도 KTX 표를 구하지 못해 버스를 타고 저녁에 내려가기로 결정했다”면서 “남편이 직장에 가 있는 동안 미리 표를 끊으려고 터미널에 나왔다”고 말했다.

박정진(33)씨는 “지난 추석 때 내려가지 못했는데 오늘은 오후 반차를 내고 일찌감치 귀성길에 오르려고 한다”면서 “이번 주에 설 보너스도 받아서 부모님께 드릴 선물을 이것저것 좀 많이 샀다”며 웃었다.

이날 오후 3시 기준 노선별 예매율은 경부선 78%, 호남선 66%, 영동선 54% 등 평균 57% 안팎을 기록하고 있으며, 매진 사태는 아직 일어나지 않았다고 터미널 측은 전했다.

터미널 측은 이날 오후 5시를 넘겨 퇴근시간 무렵이 되면 본격적인 매진 행렬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터미널 관계자는 “주요 노선의 배차 간격은 보통 10∼15분인데 수요가 많다 싶으면 그 사이에 계속 임시 버스를 추가 투입하고 있다”면서 “오늘 저녁이 되면 퇴근한 직장인들이 몰려 매진율이 올라갈 것 같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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