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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가 수강신청 ‘클릭전쟁’…대안 마련에도 한계

대학가 수강신청 ‘클릭전쟁’…대안 마련에도 한계

입력 2016-02-24 09:23
업데이트 2016-02-24 0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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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대학, 교수에 수강인원 증원 허용…‘마일리지제’ 도입

‘클릭 전쟁’. 대학가에서 매학기 개강을 앞두고 벌어지는 학생들의 수강신청 경쟁을 두고 흔히 쓰이는 표현이다. 수강신청 서버가 먹통이 될 만큼 많은 인원이 한꺼번에 접속해 원하는 강의를 선점하려고 마우스를 치열하게 클릭하는 모습에서 비롯했다.

신청한 강의를 다른 사람에게 파는 ‘강의 매매’가 공공연하게 일어나고 마우스를 자동으로 계속 클릭하게 하는 ‘매크로 프로그램’이 나오는 등 폐단이 나오자 대학들도 대안을 내놓고 있지만 ‘선착순’이라는 구조적 한계를 극복하기 쉽지 않다.

24일 대학가에 따르면 이화여대는 올 1학기부터 교과목 담당 교수가 재량에 따라 수강 인원을 늘릴 수 있도록 수업관리 프로그램을 보완했다. 교수는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수강신청 변경 기간 직접 수강 인원을 증원할 수 있다.

이화여대 관계자는 “강의 신청에 실패한 학생들이 교수에게 이메일을 보내거나 첫 강의에 들어와 수강 인원을 늘려 달라고 요청하는 경우가 많다”며 “교수들이 이런 상황을 고려해 증원 여부를 결정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수강자를 더 받더라도 강의실 정원을 초과할 수는 없어 결국 선착순 문제를 다소 완화한 정도에 그친다는 지적이 나온다.

연세대는 선착순 위주 수강신청의 폐해를 해결하고자 작년 2학기 ‘마일리지제’에 기반을 둔 새로운 수강신청 제도를 도입했다. 수강신청 전 받은 마일리지를 과목 선호도에 따라 배분하는 방식으로 강의를 신청하는 것이다. 이렇게 하면 마우스 클릭 속도보다 각 학생의 과목 선호도에 따라 수강신청이 이뤄진다는 것이 학교 측 설명이다.

학교 측은 제도 도입 이후 종전 수강신청의 문제점이 상당 부분 해소됐다고 자평하지만, 학생들은 새 제도가 또 다른 문제를 낳았다고 주장한다.

연세대 총학생회 관계자는 “특정 강의에 대한 다른 학생들의 선호도가 어느 정도인지 알 수 없어 마일리지를 얼마나 배분할지 가늠하기 어렵다는 의견이 많다”며 “마일리지 배분이 마치 도박 같다고 해 수강신청을 ‘카지노’라 부르기도 한다”고 전했다.

총학생회는 새 제도의 문제점에 대한 학생 의견을 모아 학교에 전달하고 개선책을 요구하기로 했다. 학교 측도 인기 과목 정원을 늘리거나 추가로 분반을 개설하는 등 방안을 학생들과 논의할 계획이다.

선착순의 문제점을 줄이고자 대학들이 몇 해 전부터 도입한 방식 중 하나는 ‘수강신청 장바구니’ 제도다.

인터넷 쇼핑에서 구매 희망 상품을 ‘장바구니’에 담아두듯 수강신청 전 자신이 원하는 강의를 미리 선택하고, 실제 수강신청이 시작되면 장바구니에 담긴 강의의 ‘신청’ 버튼만 눌러 간편하게 수강신청할 수 있다.

장바구니 제도는 이미 이화여대, 한국외대, 국민대, 상명대 등 전국 여러 대학이 운용 중이며 서강대는 이번 학기부터, 서울여대는 올 2학기부터 시행한다.

이 역시 학생들의 수강신청 편의를 다소 높여줄 뿐 여전히 먼저 클릭해야 강의를 들을 수 있는 선착순 수강신청의 한계를 여전히 안고 있다.

근본 해법은 충분한 강의를 제공하는 것이지만, 대학의 강의 조정에는 재정이나 대학평가가 더 큰 영향을 주는 추세여서 해결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부정적 전망이 많다.

서울의 한 사립대 관계자는 “대학이 강의실 운용비 절감 등 이유로 강의 여러 개를 합해 대규모 강의로 돌리는 분위기여서 수강 인원이 많은 강의는 늘지만 전체 강의 수는 줄어들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전임교원 강의 비중이 대학평가에 반영돼 시간강사 강의도 계속 축소되고 있어 수강신청은 갈수록 어려워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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