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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제차 광란의 질주’에 산산이 부서진 모자의 여름 휴가

‘외제차 광란의 질주’에 산산이 부서진 모자의 여름 휴가

입력 2016-08-01 11:11
업데이트 2016-08-01 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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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 부산 해운대에서 발생한 ‘외제차 광란의 질주’는 성실하게 살던 한 모자의 오붓한 여름 휴가를 산산이 부숴버렸다.

31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좌동 해운대문화회관 사거리의 횡단보도를 건너던 홍모(44·경기 부천·여)씨 모자는 뺑소니에 이어 신호를 위반한 채 시속 100㎞ 이상으로 달리던 푸조 차량에 치여 숨졌다.

홍씨의 부친(67)은 1일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아파트 바로 옆동에 살아서 거의 매일 얼굴을 보며 지냈다”며 “시신을 확인하러 부산에 오기까지 사고 소식을 믿을 수가 없었다”고 울먹였다.

모자가 주변에 휴가 계획을 미리 알리지 않은 데다 동행한 사람도 없어 구체적인 일정은 확인되지 않았지만, 사고 당일 해운대 신시가지를 둘러보다 변을 당한 것으로 추정된다.

유가족들의 말을 종합해보면, 모자는 사고 하루 전인 지난달 30일 오후 경기 광명역에서 KTX를 타고 부산으로 떠났다.

아무런 연고가 없는 부산에 모자 단둘이 여행을 간 것은 이번이 처음인 것으로 알려졌다.

10여년 전부터 혼자 아들을 키우게 된 홍씨는 경기 부천의 한 실리콘 업체에서 경리직원으로 일하던 가장이었다.

넉넉한 살림은 아니었지만 네 자매 중 맏이로서 집도 부모님이 사는 아파트 바로 옆동으로 구해 부모님을 돌봤다.

올해가 고3인 홍씨의 아들(18)은 대학에 진학하지 않고 바리스타가 되려고 준비하던 꿈 많은 학생이었다.

큰딸과 큰외손자의 시신을 마주한 홍씨는 두 사람의 생전 모습을 설명하다 참았던 울음을 쏟으며 말을 잇지 못했다.

유가족들은 사고 당일 경찰에서 연락을 받고 보이스피싱을 의심할 정도로 사고 소식을 믿을 수가 없었다고 한다.

이어 경찰서에 직접 전화를 다시 걸어 사고 내용을 확인한 뒤 1일 새벽에 부산으로 내려와 두 사람의 시신을 운구해 장례를 위해 경기 부천으로 돌아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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